집 안에 있는 우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산은 집 밖에서 비를 만나야만 제 존재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어떤 마음도 그렇다. 꼭꼭 숨기고 감추어서는 소용없는 마음이 있다. 가슴속에서 꺼내어 활짝 폈을 때, 누군가의 우중충한 마음 위에 씌워줬을 때라야 숨 쉬는 마음이 있다. 우산이 없어서 옴짝달싹 못 하는 이에게 돌려받을 생각 없이 선뜻 건네는 우산 같은 마음이 있다. 백 개의 우산도 마다하고, 오직 당신과 함께 쓰고 걸어갈 하나의 우산만 있으면 되는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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