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듀오 포스트맨의 히트곡 ‘신촌을 못가’. 연인과 이별한 20대 남자가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 있는 장소인 신촌에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곡으로 유명하다. 포스트맨이 이 노래를 부른 지 10년이 흘렀다. 가사 속 20대였던 남자는 30대가 됐고, 이제는 신촌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노래한다. ‘십 년 만에 찾아온/여기 신촌에서/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포스트맨의 신곡 ‘안녕 신촌’이 24일 발매된다. ‘신촌을 못가’ 발표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곡이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0일 만난 포스트맨의 멤버 성태(38)와 신지후(36)는 “저희에게 ‘신촌을 못가’가 굉장히 의미 있는 곡인 만큼,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중의 공감을 샀던 이 곡의 주인공, 지금은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을까. 곡 프로듀싱을 맡은 신지후는 “주인공인 남자는 쿨하지 못하다. 쿨한 성격이었다면 10년간 신촌을 못 갔을 리 없다”며 “10년이 지나도 (과거 연인을) 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그저 무덤덤해져 보려고 하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성태는 “‘신촌을 못가’는 지질한 감성으로만 노래했다. 이번에는 말이라도 멋있게 상대에게 안녕을 고하는 느낌으로 불렀다”고 했다.
두 사람이 ‘포스트맨’으로 활동하는 건 6년 만이다. 신지후는 줄곧 노래하는 자신의 최근 모습을 보며 “어색하다”고 했다. 2018년 군 제대 이후 작곡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성태 역시 주로 실용음악학원 강의와 대학 출강을 주업으로 삼았다. 성태는 “저희에게는 이번 활동 과정 자체가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회사가 결성한 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저희 둘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제야 맞춤 정장을 입은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창법은 극과 극이다. 신지후의 목소리가 거칠다면, 성태는 맑다. 서로가 바라본 장점은 뭘까. 성태는 “지후는 바이브레이션이나 애드리브 테크닉이 좋다”고 했다. 신지후 역시 “성태는 귓속말하듯 포근하게 노래하는 표현력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스트맨의 음악을 “슬픈 노래”라고 정의했다. 성태는 “발라드를 하는 이유도 우리의 슬픔을 드러내는 것보다 당신의 슬픔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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