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아 안녕/열매 글, 그림/40쪽·1만4000원·봄봄(4∼7세)
조이에게는 보랏빛 작은 물고기 친구 베타가 있다. 조이는 어항 속 베타의 곁에서 늘 책을 읽고, 간식을 먹고, 창밖을 봤다. 베타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어느 날 조이가 집에 오니 베타가 사라졌다. 아빠는 베타가 죽어 우리 곁을 떠났다고 말했다.
조이의 마음은 소용돌이친다. “마음속이 새카매졌어.” 조이는 이 기분이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슬퍼지고 눈물이 났다. 조이는 “이런 기분이 계속되는 걸까?”라고 묻는다.
영원히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던 날 조이는 꿈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눈물 속을 헤엄쳐 찾아온 베타였다. 조이는 꿈속에서 베타와 함께 창밖을 본다. 가득 찼던 슬픔이 마르고, 다 마를 때까지. 조이는 더 이상 슬픔이 두렵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 맞게 된 소중한 친구와의 이별을 그렸다. 언제나 함께할 줄 알았던 베타의 죽음으로 조이가 느끼는 슬픔, 충격, 혼란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꿈속으로 찾아온 베타를 만나고 슬픔을 이겨낸 조이는 들판에 핀 보랏빛 꽃을 보며 미소 짓는다. 슬픔아, 안녕.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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