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로에는 교회 간판도, 예배당도 없는 일명 ‘도서관 교회’(다움 영어도서관)가 있다. 교회 건물 대신 아이들이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영어도서관만 있을 뿐이다. 주일 예배는 인근 학교 강당을 빌려서, 평일에는 온라인으로 한다.
‘도서관 교회’를 운영하는 양승언 다움교회 담임 목사는 “9년 전 교회를 개척할 때, 없어져도 아무도 관심이 없거나 오히려 기뻐하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우리가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영어도서관 사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 주고, 말하기, 문화 체험 등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를 포함해 600여 명의 주민이 이용하는데, 학부모들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한다. 양 목사는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교인이 아닌데 이용할 수 있냐’ ‘회원 가입하면 교회를 다녀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두 질문에 사람들이 기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교인끼리만 잘 지내는 것보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그 속에서 사랑받는 교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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