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충 수상소감서 ‘여성’만 쏙 뺐다…SBS “왜곡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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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5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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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갈무리
말레이시아 출신 홍콩 배우 양쯔충(楊紫瓊·61)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SBS가 양쯔충의 수상소감에서 ‘여성 여러분’이란 표현을 삭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SBS 측은 “왜곡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쯔충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에올)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공상과학(SF) 코미디 영화 ‘에에올’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이민자인 에블린(양쯔충)이 다중 우주의 존재를 알게 된 뒤 이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양쯔충은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오늘 밤 나와 같은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트로피는 희망과 가능성의 불꽃이자 꿈이 실현된다는 증거”라며 “큰 꿈을 꾸고, 꿈이 실현된다는 걸 보여달라. 그리고 여성 여러분, 그 누구도 여러분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하도록 두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고 전했다.

그러나 SBS는 이 발언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방송했다. 13일(한국시간) 방영된 SBS ‘8뉴스’에서는 양쯔충이 ‘여성 여러분(And ladies)’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들어내고, 자막에도 담지 않았다. 반면 다른 방송사는 해당 부분을 빼지 않고 그대로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BS가 양쯔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멋대로 왜곡했다” “양쯔충이 콕 집어 얘기한 걸 굳이 편집한 이유가 뭐냐” “수상소감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 달라”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SBS 측은 14일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여성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살린 영상을 새로 공개했다.

SBS 측은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을 믿지 말라’는 말이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며 “의도를 갖고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And ladies’라는 말이 갖는 함의가 있기에 디지털 콘텐츠를 모두 수정했다”며 “앞으로 인터뷰이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게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쯔충은 수상 하루 뒤인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서도 “나에 대한 관심을 여성 차별과 불평등 문제로 돌려달라”며 여성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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