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구호를 외치면 평범한 소년이 슈퍼히어로로 변신하는 DC코믹스의 ‘샤잠!’(2019년)이 속편 ‘샤잠! 신들의 분노(샤잠2)’로 돌아왔다. 새로운 DC유니버스(DCU)를 구축할 작품 10개를 내보겠다고 밝힌바 있는 DC스튜디오가 올해 첫 선보이는 첫 영화다. 그동안 부진했던 DC스튜디오가 절치부심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관)를 누르고 관람객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북미 개봉(17일)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 15일 개봉한 ‘샤잠2’는 고등학생인 빌리(애셔 엔젤)가 신의 힘을 나눠가진 위탁 가정 형제자매들과 함께 아틀라스의 세 딸에 맞서 인간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전편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빌리가 우연히 만난 마법사의 선택을 통해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제우스의 권능 등 신의 능력을 갖게 된 과정을 보여줬다면 속편에선 ‘샤잠’ 패밀리의 본격적인 활약상을 그린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위기 상황 때 마다 성인 슈퍼히어로로 변신한다는 설정 자체는 전편에 이어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빌리는 프레디(잭 질런 그레이저) 메리(그레이스 펄튼) 달라(페이스 허만) 유진(이안 첸) 페드로(조반 아만드)와 함께 한 팀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한다. 이들은 슈퍼 히어로이면서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고, 위탁가정을 떠나야 하는 나이가 다가오는 것을 걱정한다. 슈퍼 히어로물이자 일종의 청소년 성장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설정으로 전편은 “만화를 잘 고증했다”는 호평과 “어린이용 영화 같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속편의 스케일은 전편보다 확실히 커졌다. 영화에서 대거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괴물들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헤스페리데스 정원을 지키는 용 ‘라돈’은 그 규모와 뿜어내는 무시무시한 빛을 표현한 컴퓨터그래픽(CG)에 압도된다. 미국 필라델피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신과 특유의 유머 코드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원더우먼(갈 가도트)의 깜짝 등장 역시 관람 포인트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DCU의 다음 작품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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