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의 와인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와인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저도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낮은 도수와 가벼운 맛의 화이트 와인 선호도가 오르고 있는 것. 와인 문화 대세가 레드에서 화이트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는 단연 소비뇽 블랑이 꼽힌다. 소비뇽 블랑은 과일 향이 강하면서도 상큼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으로 더운 여름에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 또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며 특히 해산물이나 샐러드, 치즈 등에 잘 어울린다. 특유의 허브향이 있는 와인이기 때문에 향신료나 허브를 사용한 요리와도 페어링하면 좋다.
무엇보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중 하나지만 다른 프랑스 와인에 비해 가격 접근성이 좋다. 또 특유의 상큼하고 청량한 맛 때문에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 중 하나로 와인 초보자들도 쉽게 마시기에 좋다.
꽃처럼 화사한 소비뇽 블랑… 부드럽고 깔끔한 리슬링
대표 상품으로는 푸나무 소비뇽 블랑, 리틀뷰티 소비뇽 블랑 등이 있다. 푸나무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와인 중 하나로 100% 소비뇽 블랑 포도로 만들어지며 푸나무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서 유래한 고유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푸나무 지역은 뉴질랜드 남섬 최북단의 해발고도 200m 정도의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다. 푸나무의 토양은 강사슬이 흐르면서 산화된 규산암과 자갈 등이 섞여 있어 푸나무 와인의 특유의 풀과 과일의 향을 내는 데 영향을 준다. 푸나무 소비뇽 블랑 와인은 선명하고 깨끗한 노란색을 띠며 시트러스, 라임, 자몽 등의 과일 향과 함께 열대과일, 허브, 청상추 등의 향을 낸다. 또 산미와 산도가 높아 신맛이 강조되며 끝맛은 깔끔하고 상쾌하다.
리틀뷰티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에서 생산된다. 클라우디베이의 수석와인메이커 에블린 프레이저가 만드는 기존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넘어선 섬세한 소비뇽 블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제 방식으로 생산되며 최소한의 화학 처리와 농약 사용으로 만들어진다. 뉴질랜드에서 생산된 와인들 중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인 ‘지속가능한 와인생산(SWNZ)’ 인증을 받았다.
리틀뷰티 소비뇽 블랑은 보디가 가벼우면서도 과일 향과 미네랄한 느낌이 균형 잡혀 있어 뉴질랜드 와인의 대표적인 특징을 잘 나타낸다. 말보로 지역의 다른 소비뇽 블랑보다 여성스럽고 섬세하다. 반짝이는 초록빛이 감도는 연노란색에 구아바, 자몽과 같은 강렬한 열대과일의 향이 퍼지고 뒤이어 허니듀 멜론, 레몬그라스, 바질의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이 입안 가득 전해진다. 산뜻한 산도와 고급스러운 미네랄 터치가 훌륭한 밸런스를 이룬다.
리슬링 와인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화이트 와인 중 하나다. 리슬링 와인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가벼운 맛을 가졌다. 이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와인 맛이며 특히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호주·뉴질랜드·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돼 다양한 가격대로 선택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독일 리슬링 와인은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와인이 많은 반면 호주와 미국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리슬링 와인도 많이 생산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락베어 클레어밸리 리슬링이 있다. 락베어는 뉴질랜드의 와인 브랜드로 미국의 잭슨 패밀리와인과 호주 최고의 와인그룹 조발그룹이 만나 남호주 최고의 와인 생산을 목표로 탄생한 브랜드다. 클레어밸리는 뉴질랜드 남쪽 섬의 중심부에 위치한 와인 생산 지역으로 넓은 강 골짜기와 높은 산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지형으로 유명하다. 이 지형적 특징이 뛰어난 와인 생산의 자연환경을 제공한다.
락베어 클레어밸리 리슬링 와인은 산미가 적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과일의 당도와 산도가 균형 있게 조화돼 있어 마시기에 상쾌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이 와인은 해산물이나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리며 디저트와 함께 마셔도 좋다.
화이트 와인을 논하면서 한국 와인 시장 전통의 강자인 샤르도네를 빼놓을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샤르도네 와인의 판매량은 전체 수입 와인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와인 중 하나다.
대표 상품으로는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와 맥스 리제르바 샤르도네가 있다.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캘리포니아 고품질 와인의 대명사로 창업자인 제시 잭슨이 1980년대 초 선보인 와인으로 ‘와인 명가’ 캔달 잭슨을 알린 베스트셀링 와인이다. 1982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미국의 ‘최다 판매 샤르도네’ ‘오바마의 와인’ 등으로 유명하다. 이 와인은 밝은 노란색을 띠며 향은 매우 진한 사과, 배, 자몽, 바닐라 등의 풍미가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산미와 보디감이 적절하게 조화돼 있고 바닐라, 버터 등의 향이 잘 느껴져 부드럽게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특히 캔달잭슨 와이너리는 오랜 와인 제조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고급스러운 와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아 인기가 좋다.
맥스 샤르도네를 생산하는 에라주리즈 와이너리는 프리미엄 칠레 와인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으로 칠레 와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베를린 테이스팅’(2004년 칠레 와인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이겼던 시음회)의 주역인 와인 명가다. 네 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각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칠레의 케네디가로 불린다. 맥스는 에라주리즈 와이너리의 근간이 되는 아콩카구아 밸리뿐만이 아니라 칠레의 와인 산지로 잘 알려져 있는 여러 지역의 최상의 포도를 조합해서 만든 브랜드다. 가격대가 2만 원대임에도 각종 와인 지표에서 고득점을 획득하는 등 프리미엄 와인 베이스라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산뜻한 감귤류, 파인애플, 파파야 같은 풍부한 열대과일 향을 느낄 수 있다. 무겁지 않게 받쳐주는 약간의 산도가 와인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며 부드러운 토스트와 건과일 향이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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