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 순우리말 ‘대섬’서 유래… 가장 흔한 옛 섬이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1일 03시 00분


정연식 교수, 신간서 日주장 반박
“후대서 竹島로 표기… 대나무와 무관
일본측, 어원도 모르고 따라 부른것”

독도의 모습. 책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의 우리말 이름들’은 ‘다케시마’, ‘마쓰시마’ 등 일본 측이 울릉도와 독도를 불렀던 이름이 순우리말에서 기원했음을 밝힌다. 동아일보DB
독도의 모습. 책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의 우리말 이름들’은 ‘다케시마’, ‘마쓰시마’ 등 일본 측이 울릉도와 독도를 불렀던 이름이 순우리말에서 기원했음을 밝힌다. 동아일보DB
최근 일본은 내년부터 사용할 초등 사회 교과서에서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표현을 통일하는 등 독도에 대한 억지 영유권 주장을 더 강화했다. 독도가 단 한 번도 일본의 땅이 아닌 적이 없었다는 의미다. 일본의 주장대로라면 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인 ‘다케시마(竹島)’는 일본 고유어에서 유래한 이름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케시마는 순우리말인 ‘대섬’(큰 섬)에서 유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연식 서울여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출간한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의 우리말 이름들’(주류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른 건 메이지 시대(1868∼1912) 이후다. 그 전에는 울릉도를 다케시마라고 불렀고, 독도는 마쓰시마(松島)라고 불렀다. 1610년대 일본 기록에는 울릉도가 이소다케시마(磯竹島, 礒竹島)라고 나오고 1620년대 기록에도 다케시마라고 나온다.

일본 측은 그동안 울릉도에 대나무가 자라기 때문에 ‘竹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소나무가 자라지 않는 독도가 ‘松島’였던 것은 울릉도 옆에 위치한 섬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소나무는 대나무와 함께 절개를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석연치 않은 설명이다.

그러나 정 교수에 따르면 ‘竹島’라는 이름은 대나무와는 무관하다. 울릉도의 우리말 옛 이름인 ‘대섬’의 ‘대’는 대나무가 아니라 ‘크다’를 뜻하는 고대 우리말 ‘다르’라는 말이 ‘다이’를 거쳐 ‘대’로 바뀐 것이다. 한글로 쓴 최초의 노래 ‘용비어천가’에서도 큰 호랑이를 가리켜 ‘대범’이라고 하는데, 성조 표시로 보아 ‘큰 대(大)’ 자가 아닌 순우리말이다. 정 교수는 “울릉도 북동쪽 대바우(竹岩)라는 섬은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데도 대바우라고 불렸다”며 “‘대’는 대나무라는 뜻으로 쓰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섬’은 우리나라 섬 3300여 개의 이름 가운데 가장 흔하다. 죽도, 죽섬, 대도 등 변형된 형태로 총 103개 섬에 붙여졌다. 일본에서 과거 독도를 가리켰고, 한때 울릉도를 가리켰던 ‘마쓰시마’ 역시 우리나라에서 작은 섬을 부르는 옛 이름인 ‘솔섬’을 한자로 쓴 ‘松島’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솔’은 알타이어로 ‘가늘다, 작다’라는 뜻이다. ‘솔섬’(송도, 송섬)이란 이름의 우리나라 섬은 80곳에 이른다.

정 교수는 “옛 조상들은 울릉도와 독도를 큰 섬, 작은 섬이라는 의미로 대섬, 솔섬으로 불렀으나 후대에 한자로 竹島, 松島라고 표기했던 것”이라며 “일본 측은 어원을 모르고 이 한자 표기를 따라 불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독도#다케시마#대섬 유래#옛 섬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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