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 년 사이 많은 주목을 받은 K문학 작품들이다. K문학은 국내에 출간된 뒤 영문 등으로 번역된 작품과 한국계 외국인 작가가 한국적 소재를 녹여 쓴 작품을 아울러 일컫는다. 미국에서도 K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17∼2021년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작품 가운데 편혜영의 장편소설 ‘홀’, 박상영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등은 현지에서 1만 부 넘게 팔리며 K문학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홀’은 2018년 장르 문학을 대상으로 한 미국 문학상인 셜리잭슨 상을 받기도 했다. 편혜영의 장편 ‘재와 빨강’과 권여선의 장편소설 ‘레몬’ 등 작품의 판매 부수도 5000부를 넘었다.
미국 유력 출판사들은 한국 문학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주간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2010년대 초 K문학 열풍의 신호탄이었다면 영미권의 주목을 받는 김혜순 시인의 시는 최근 미국 독자들이 K문학으로 유입되는 주요 통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미국에서 출간 예정인 주요 작품 중에는 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래’도 있다. 2004년 국내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고래’는 최근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의 번역을 맡은 김지영 번역가는 e메일 인터뷰에서 “(또 다른 출판사들의 의뢰로) 조경란의 ‘복어’와 구병모의 ‘네 이웃의 식탁’도 번역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문단에서 일본, 중국 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한국 문학에 최근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근혜 주간은 “과거 해외에 주로 소개돼온 전후문학, 분단문학을 넘어 보편성을 지닌 소재로 독창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요즘 K문학에 대한 공통적인 평가”라고 했다. 출판사 읻다의 김현우 대표도 “해외 독자들이 접하는 한국 문학의 외연이 넓어진 덕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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