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韓독자적 발효식품… 中파오차이와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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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원
“中, 가미없이 채소절임 단계 그쳐”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 재료와 절임 방식 등이 역사적으로 다른 한국의 독자적 음식이라는 분석이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간하는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게재됐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재단에 기고한 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에 따르면 채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두는 ‘채소 절임’ 방식은 인류 보편적 식문화였는데, 1∼3세기경 발효 문화가 형성되면서 한국과 중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 중국 최초의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채소를 절일 때 식초와 술 등을 썼다. 이 시기 한국에서는 주로 콩을 소금에 발효시킨 두장(豆醬)으로 채소를 절였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의 삼국시대에 채소 절임 기술을 전파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조선시대 들어 젓갈과 고추, 마늘, 생강, 파, 갓, 미나리 등 향신 채소를 버무려 김칫소로 사용하면서 김치가 더욱 독특해졌다고 강조했다. 파오차이는 식초 등에 채소를 절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무른 반면 김치는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로 감칠맛을 더하는 ‘가미 발효절임’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는 식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절임채소를 다시 볶거나 요리 재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절임 단계에서 풍미를 더하지 않는 반면에 김치를 반찬으로 먹는 한국에선 그 자체로 완성된 맛을 내기 위해 젓갈 등으로 풍미를 더했다는 해석이다. 박 연구원은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결된 맛을 지닌 김치는 한국 상차림에 최적화된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20년 중국 쓰촨 지역의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받고, 중국 관영 ‘환추시보’가 왜곡된 기사를 실으며 ‘김치 종주국’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김치#韓독자적 발효식품#김치 종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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