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동안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었던 서울 용산공원 부지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재탄생해 나들이객을 맞는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4일 오후 2시부터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공원 부지 약 30만㎡(약 9만 평)를 용산어린이공원으로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공원은 지난해 돌려받은 용산기지(약 58만4000㎡)의 절반 수준이다.
용산기지는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해방 이후부터는 미군기지로 활용되면서 120년 간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했다. 지난해 6월 시범개방을 한 적은 있지만, 상시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출입구로 입장하면 보이는 장군숙소 지역에서는 미군 장군들이 살았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과 나무로 된 전신주 등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과거 미군 야구장으로 쓰이던 공간(약 7만㎡)은 ‘잔디마당’으로 탈바꿈했다. 잔디마당 끝자락 언덕에서는 반환부지 전경과 용산 대통령실, 국립중앙박물관, 남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동쪽 끝 스포츠필드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이 들어섰다.
일부 환경단체가 토지 오염 등을 들어 개방에 반대했지만 국토부는 “정부는 총 3차례에 걸쳐 정원 실내·외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관련 환경기준에 모두 부합했다”며 “15cm 이상 두텁게 흙을 덮은 후 매트나 자갈로 덮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고 했다.
정원 개방을 기념해 5월 한 달 간 △어린이 캐릭터 전시 △화분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버블쇼 △풍선아트 등이 진행된다. ‘스탬프 투어 이벤트’와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킹투어도 열린다.
방문 희망자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받았다. 방문기록이 있으면 현장 접수 후 즉시 입장할 수 있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주출입구 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되는 부출입구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별도 주차공간이 없어(장애인차량 등 제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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