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오는 10월 예정된 영화제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허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허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9일 임시총회를 통해 새로운 직제의 운영위원장이 도입된 데에 따른 반발로 해석된다.
본래 그는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의 기획과 더불어 사무, 행정, 예산 총괄 등 운영을 도맡았지만 지난 9일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통해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사실상 ‘공동위원장’으로 체제 변화가 이뤄졌다.
영화제 사무국은 영화제 내실화를 위해 ‘집행위원장을 2인 이내 둘 수 있다’는 정관에 따라 새로운 직제인 운영위원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조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총괄하며 조직 운영을, 허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을 총괄하고 전 세계 영화의 큰 흐름을 조망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위촉되기 전부터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국내외 영화계에서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인지 모르겠다는 내부 평가는 물론 리더가 2명일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 등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영화제 측은 “총회에 안건이 올라간다는 건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것”이라며 “불만이 있었다면 일련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계 인사들은 갑작스런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칸영화제 참석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영화제 측은 “허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라 추후에 의논을 통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면서도 “영화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시기(5~6월)인 만큼 어떤 방향이든 빠르게 정리해 영화제에 차질 없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본래 칸영화제에는 예산 등 여러 이유로 각국 권역 중 아시아, 유럽의 프로그램 담당자와 일부 실무자들만 소규모 출장이 예정돼 있었다”며 “당장 칸국제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의 부재가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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