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생태문화학자로 꼽히는 스테이시 얼라이모 미국 오리건주립대 교수가 2016년 펴낸 환경정치학 연구서 ‘노출―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사진)이 최근 번역 출간(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됐다. 이 책은 몸과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횡단신체성(transcorporeality)’을 주장한다.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고 인간을 우위에 놓는 사고는 인간 종(種)이 지구를 지질학적 규모로 변형시킨 이른바 ‘인류세’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 기후 위기 등의 문제에 직면한 인류에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몸, 장소, 통제 불능의 물질이 서로 횡단하는 교차로에 거주한다’는 윤리학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 모든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조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노출’은 인류가 위험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위험에 저항하는 나체 시위 등을 의미한다. 나체는 존재의 취약함과 자연과의 친밀성, 감각과 쾌락의 회복을 상징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야생이 숨 쉬는 마당 만들기 같은 소박한 활동도 인류세를 바로잡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김명주 김정숙 충남대 교수, 이연숙 CNU 여성젠더연구소 연구원, 지명훈 동아일보 기자(철학 박사)가 함께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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