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들은 아이들의 개학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자신들이 아이들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도록 돕는 존재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늘과 바다를 표현할 땐 파란색 크레파스, 풀과 나무를 그릴 땐 초록색 크레파스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드디어 개학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가족을 그려보라고 한다. 크레파스들은 앞다퉈 맨 앞에 서려 경쟁한다. 가장 먼저 선택되기 위해서다. 다른 색과 달리 살구색은 유독 여유롭다. 피부색을 표현하려면 모두가 자신을 선택할 거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살구색 크레파스를 선뜻 선택하지 않는다. 백인, 흑인, 아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살구색 크레파스는 직접 바깥 세상으로 나간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하단 걸 말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크레파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름을 받아들이는 지혜와 다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된 크레파스 그림은 생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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