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작가(59·사진)의 장편소설 ‘고래’(2004년)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을 하지 못했다. 23일(현지 시간) 부커상 운영위원회는 ‘고래’를 비롯해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편 가운데 불가리아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55)의 장편소설 ‘타임 셸터(Time Shelter)’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천 작가는 시상식 직후 “나온 지 거의 20년 된 ‘고래’로 갑자기 여기까지 왔다. ‘고래’는 굉장히 한국적이지만 누구나 겪는 일과 감정 같은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런 면이 있다고 깨닫게 됐다”고 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출판계에선 ‘고래’가 비록 수상은 못 했지만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해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단편소설집 ‘저주토끼’(2017년)에 이어 한국 작가의 작품이 2년 연속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고래’는 영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튀르키예어로 번역 출간됐고, 이탈리아어 번역이 진행 중이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016년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2007년)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이후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문학 한류’가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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