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 미니어처… 토우컵…
서울 롯데百서 팝업스토어 열어
매출 껑충 뛰고 품절사태 빚기도
유명 화장품과 잡화 브랜드가 즐비한 백화점 한복판에 ‘작은 박물관’이 차려졌다.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코스모너지광장 출입구에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재 상품 브랜드 ‘뮷:즈(MU:DS)’의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132㎡ 남짓한 매장 진열대에는 국보 반가사유상과 조선백자를 본뜬 미니어처, 신라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사람이나 동물의 상)로 장식된 유리컵 등 10개 품목 26종의 문화재 상품이 빼곡히 놓여 있다. 전통 문화재를 재해석한 박물관 상품을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최근 전통 문화재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힙트래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힙트레디션이란 우리 전통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특유의 힙한 감성을 입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문화재 기획 상품이 관광객의 기념품에 머무는 게 아니라 유리컵과 시계, 파우치, 우산, 휴대전화 케이스 등 일상생활 속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해 전국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재를 모티브로 상품을 기획해 판매하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문화재 상품 매출액은 2020년 38억 원, 2021년 66억 원에서 지난해 117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매출은 2011년 재단이 출범한 후 최고액이다. 최근 재단이 선보인 자개소반 모양 무선충전기와 고려청자 문양 전자기기 케이스는 내놓자마자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10년 넘게 민간 업체를 대상으로 문화재 상품 기획 아이디어를 공모해 왔는데, 올해 상반기(1∼6월) 154개 업체에서 798종의 상품을 출품했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장은 “지난 10여 년간 출품 규모 중 역대 최대”라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문화재 기획 상품이 스테디셀러가 되다 보니 신진 디자이너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힙트래디션 열풍에 대해 “문화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는 박물관에서 전시를 보는 것으로 멈추지 않는다”며 “예술 작품을 내 방으로 들여와 누리기를 적극적으로 원한다”고 말했다. 정병모 전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문화재와 관련된 상품을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2030세대에게 의미 있게 작용한다”며 “문화재 소품은 고가의 미술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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