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동 전투 보급품 운반 ‘지게 부대원’ 추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일 03시 00분


故백선엽 장군 장녀, 사비로 추모비
“이름 없는 영웅들에 작은 위로를”

지게부대원의 유가족인 윤병규 씨와 백남희 여사, 김재욱 칠곡군수(왼쪽부터) 등이 지난달 30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에서 지게부대원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제공
지게부대원의 유가족인 윤병규 씨와 백남희 여사, 김재욱 칠곡군수(왼쪽부터) 등이 지난달 30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에서 지게부대원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제공
6·25전쟁 당시 보급품을 지게로 운반하며 국군을 지원했던 경북 칠곡 주민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가 73년 만에 건립된다.

칠곡군은 다부동전투의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1920∼2020)의 장녀 백남희 여사(75)가 사비 1200만 원을 들여 ‘다부동전투 지게 부대원 추모비’를 세운다고 31일 밝혔다.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지는 160cm 높이의 추모비 제막식은 올 7월 5일 열린다.

칠곡은 1950년 6·25전쟁 때 가장 치열했던 전투인 다부동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당시 국군과 미군은 고지전의 특성상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칠곡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게를 지고 탄약과 연료, 식량 등 수십 kg의 보급품을 싣고 국군과 미군에게 전달했다. 하산할 때는 숨지거나 다친 장병을 지게에 태워 내려와 ‘지게 부대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칠곡군에 따르면 다부동전투에서 지게 부대원 2800여 명이 전사했으나 참전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백 여사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추모비를 건립하게 됐다.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부동 전투#보급품 운반#지게 부대원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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