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비 맞아 올해 가장 부드럽고 크게 자란 깻잎을 두 봉지 듬뿍 담아 경비실 앞 나눔 상자에 내놓는다. “비 실컷 맞고 잘 자란 텃밭 깻잎이에요. 필요한 분 가져가셔요.” 메모와 함께. 경비실 앞에서 비 구경하고 계시던 할머니가 당신도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신다. “아유, 참. 할머니 드시라고 내놓는 거여요.” 나누어 먹는 것은 얼마나 마땅한가. 왜 내가 더 좋을까.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이 텃밭을 일구었으면 좋겠다. 흙을 만지고 작물을 키우고 먹을 것을 나누기. 나는 이것이 작은 혁명일 수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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