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인의 42%는 원격 근무를 했다. 그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원격 근무의 실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그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은 일과 생활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외출도 못 하는 상태에 놓이면서 오히려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갇혀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두 저자는 팬데믹 이전부터 원격 근무 가능성을 시험했다. 2017년 사무실이 있었던 뉴욕 브루클린을 뒤로하고 미국 서북부 몬태나주에 정착해 재택 근무를 했다. 그 결과 원하는 시간대에 일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은 얻었지만, 업무량은 더 많아졌다고 회고한다. 일터의 배경이 좀 더 아름다워졌을 뿐 뉴욕에서 했던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현실적 선택지가 되어버린 재택 근무를 유용하고 효과적으로 만들 방법을 탐구한다. 사무실 근로자, 관리자, 경영자, 연구자, 컨설턴트를 인터뷰하고 학계 연구 결과와 다양한 회사의 사례도 참고했다. 이를 통해 재택 근무, 원격 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등 유연 근무제의 현실과 가능성, 장점을 파헤쳤다.
그 결과 유연 근무를 위해서는 업무 유연성, 생산성, 효율성에 대한 경영자의 태도와 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의 노동 유연화는 그 혜택이 전부 회사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2020년대에는 꼭 해야 할 업무와 그렇지 않은 것을 따져보고 그 선택지를 근로자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업무와 일상을 구별하는 튼튼한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유연근무 관련 담당자를 배치하며, 효율적인 협업 툴을 활용해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군가가 집안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남성을 전제로 한 오전 9시∼오후 6시 근무 형태가 아니라, 여성 등 양육자도 오전에 아이를 보고 한낮과 저녁 시간 이후에는 일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구성원을 배려하는 회사가 앞으로는 업무 효율을 달성하고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요한 미래에 유연한 근무를 위한 장기 투자에 나서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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