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요즘, 숲이 확장되는 건 기쁜 소식일까. 고산 및 극지에서 수목이 생존할 수 있는 극한의 선인 ‘수목한계선’을 연구해 온 저자는 “나무가 건네는 것은 이제 위로가 아니라 경고”라고 말한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으니 나무가 뿌리내릴 땅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구온난화의 대표 이미지인 ‘불타는 아마존 우림’만큼이나 지구 최북단의 숲 ‘북부한대수림’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북부한대수림은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 저자는 4년간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등 수목한계선이 있는 지구 최북단을 누비며 연구한 결과를 정리했다.
수목한계선마다 풍경은 다르다. 스코틀랜드에는 듬성듬성한 숲이 생겼다. 저자의 눈에 들어온 건 이곳 보호구역에 홀로 서 있는 ‘할머니 구주소나무’. 주위 어린 소나무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소나무의 어린 줄기와 잎을 먹이로 삼는 사슴이 모두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 보전관리자의 주요 임무는 나무가 재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사슴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노르웨이는 사정이 달랐다. 지구온난화로 서식하는 순록의 개체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온이 상승해 땅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자 지표면에 얼음 껍질이 형성돼 순록이 먹이인 지의류(균류와 녹조류 혹은 남조류가 공생하는 복합생명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 어린 소나무는 바늘잎을 너무 많이 떨어뜨려 땅에서 자라는 지의류를 질식시켰다. 곧게 뻗은 자작나무들은 눈지붕을 만들지 못한다. 눈 무게에 부러진 가지들은 바람막이 역할을 해 눈이 더 깊이 쌓여 순록이 지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에 순록 수를 늘리기 위해 나무를 베어야만 했다.
저자는 “자연과 다시 연결되려면 자연 자체를 교실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숲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고, 어느 숲에선 나무를 베고 어느 숲에서는 나무를 심는 등 각각의 방식으로 세심하게 문제를 풀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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