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년) ‘문라이즈 킹덤’(2012년) 등을 통해 독보적인 미장센과 색감으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애스터로이드 시티’가 28일 개봉한다. 영화는 감독의 전작들만큼이나 재기발랄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지난달 열린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은 1955년 미국의 가상 소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다. 운석이 떨어진 이곳에서는 매년 이를 기념하는 ‘소행성의 날’ 행사가 열리고, 천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청소년들이 초청된다.
주인공인 종군 사진기자 오기 스틴벡(제이슨 슈워츠먼)은 아들 우드로(제이크 라이언)를 데리고 애스터로이드 시티로 향한다. 그리고 ‘소행성의 날’ 행사에 딸을 데리고 온 유명 배우 미지 캠벨(스칼릿 조핸슨)을 만난다. 행사 도중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도시에 격리되고, 혼란이 시작된다.
앤더슨의 영화답게 눈을 뗄 수 없도록 아름다운 미장센이 돋보인다. 끝없이 펼쳐지는 황토색 사막과 민트색 하늘, 등장인물들의 빨갛고 노란 옷차림을 보노라면 마치 다른 세계에 초대된 듯하다.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고 대칭적이다.
초호화 캐스팅도 눈에 띈다. 슈워츠먼과 조핸슨뿐 아니라 스틴벡의 장인 스탠리 잭 역에는 톰 행크스, 과학자 히켄루퍼 박사 역에는 틸다 스윈턴이 출연한다. 이 외에도 스티브 캐럴, 마고 로비, 홍 차우 등 할리우드 톱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내용은 앤더슨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난해하다. 영화는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벌어지는 일 자체가 연극이라는 설정의 ‘극 중 극’ 형식을 띤다.
연극처럼 막과 장을 나눠 형형색색의 애스터로이드 시티 이야기 사이사이에 흑백으로 연출자와 배우들이 등장한다. 애스터로이드 시티 밖에서 스틴벡은 존스 홀, 캠벨은 머세이디스 포드라는 배우다. 애스터로이드 시티라는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설정이다. 어떤 이야기가 진짜고 어떤 이야기가 연극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연극 톤에 대사량이 많아 영화를 한 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 후 6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앤더슨 영화답게 기발하고 아름답다는 평가다.
조핸슨은 “앤더슨 감독의 (캐스팅 제안)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기간에 받은 최고의 전화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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