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도’ 국보 된다…2m 크기 가죽 끈 매달아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2일 10시 34분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던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하고,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에 요대함을 추가해 지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순신 장도’는 이번에 국보로 따로 지정 예고됨에 따라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 구성에서는 빠지게 됐다.

갓 위를 장식하는 옥공예품인 옥로, 허리띠인 요대, 잔과 받침으로 구성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요대 보관 원형 나무함인 ‘요대함’이 추가됐다.

또한 문화재청은 이 중 잔과 받침은 ‘도배구대’라는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꾼 ‘복숭아모양 잔과 받침’으로 변경 예고했다.

‘이순신 장도’는 길이가 약 2m에 달하며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두 자루, 2병)의 칼들로 각각 칼집이 있다.

장도1과 장도2의 칼자루는 모두 나무에 어피(魚皮)를 감싸고 붉은 칠을 했다, 칼자루 일부분에 직사각형 금속판을 댄 후 검은 칠을 한 가죽 끈을 X자로 교차해 감아 칼자루를 잡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

외날의 칼날은 칼등 방향으로 조금 휘어 있다. 칼날 단면은 칼날 위쪽과 아래쪽 각도를 봤을 때 가장 보편적인 육각도(六角刀) 단면이다.

장도 1의 칼날 위쪽에는 이순신이 지은 시구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이, 장도 2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가 새겨져 있다.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 기록과 일치한다.

나무를 깎아 만든 칼집에는 몸에 찰 수 있도록 가죽 끈을 매달았다,

칼자루 속 슴베에 새겨진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 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이란 글귀로 제작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다. 슴베는 칼자루 속에 박히는 뾰족하고 긴 부분으로 칼자루와 칼날의 결합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이순신 장도’는 조선시대 군용 도검 형식이다. 나무틀 위에 어피를 감고 주칠을 한 칼자루,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돌기를 만들어 칼자루 표면에 부착한 금속판, 은입사기법으로 장식한 전통무늬, 칼날에 새긴 명문과 물결무늬, 칼집 패용 장식과 가죽 끈, 칼집 상단 테두리와 하단의 마개 등은 조선 도검의 전통양식이다.

당시 칼 제조기술이 발달한 일본 칼 요소도 일부 적용됐다. 슴베와 칼자루를 결합했을 때 구멍을 맞추고 못을 끼워 고정하기 위한 목정혈, 칼자루를 단단하게 쥘 수 있도록 가죽끈을 X자로 교차해 감은 방식, 칼날이 휘어진 곡률이나 혈조를 넣는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문화재청은 “‘이순신 장도’는 ‘이충무공전서’기록과 일치하는 칼날에 새겨진 시구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가치가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칼자루 속 슴베에 1594년 태귀련, 이무생이 제작했다는 명문이 있어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한 점, 조선 도검의 전통 제작기법에 일본 제작기법이 유입돼 적용된 양상을 밝힐 수 있는 학술 가치, 우수한 제작기술과 예술성과 높은 완성도, 제작연대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보존 상태도 국보 지정 가치로 들었다.

‘요대함’은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된 요대를 담아 보관했던 원형 나무함이다. 별도 잠금장치 없이 위함을 아래함 위에 뚜껑처럼 덮는 형식이다.

아름드리나무를 베어 일정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세우고 판재에 베싸기를 한 후 겉은 흑칠, 안은 주칠을 했다.

조선 전통 공예기법과 높은 기술 수준으로 제작됐다. 비슷한 다른 유물들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문화재청은 ‘이순신 장도’와 ‘이순신 유물 일괄’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각각 국보와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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