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K팝 아이돌처럼”… 발레-축구 유니폼 패션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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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주도 ‘코어패션’ 인기몰이
뮤직비디오 입고 나와 SNS서 확산
아이템 따라 바비코어 등으로 확장
“특정 아이템 통한 패션… 모방 쉬워”

K팝 아이돌이 주도하는 ‘코어패션’(발레복, 축구복 등 비일상적 옷을 활용한 패션)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뉴진스가 데뷔곡 ‘어텐션’ 뮤직비디오에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면서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같이 입는 패션 열풍이 분 데 이어 최근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선보인 바비 인형 스타일 패션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건 바비 인형처럼 선명하고 화려한 분홍색을 앞세운 패션인 ‘바비코어’다. 22일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간 핑크 등 바비코어와 관련된 단어의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0% 증가했다. 분홍색 가방과 신발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35%, 50% 늘었다.

바비코어의 유행을 이끈 건 걸그룹 멤버들이다. (여자) 아이들은 ‘퀸카’ 뮤직비디오에서 핫핑크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현아,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핑크색 패션을 소화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발레복 튀튀와 비슷한 발레코어 무대 의상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 그룹 공식 SNS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발레복 튀튀와 비슷한 발레코어 무대 의상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 그룹 공식 SNS
발레 토슈즈 앞코를 빼닮은 메리제인 슈즈, 나풀거리는 짧은 치마 등 지난해 가을부터 유행한 ‘발레코어’는 올해 여름 시원한 소재로 만든 제품으로 변주되고 있다. 발레코어 열풍을 이끈 이는 블랙핑크 멤버 제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 브랜드의 발레코어 제품을 입은 모습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트와이스 멤버 나연, 스테이씨 시은과 윤 역시 무대 의상으로 발레 의상인 튀튀 같은 풍성한 치마를 애용했다.

레드벨벳 슬기, 르세라핌 채원이 입어 화제가 된 등산화나 캠핑용 외투를 활용한 ‘고프코어’도 인기다. 고프코어는 야외 활동을 할 때 주로 챙기는 음식인 견과류를 뜻하는 ‘고프(Gorp)’에서 따온 말이다. 인스타그램에 ‘고프코어’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은 22일 현재 6만2000개다. 관련 제품의 매출도 늘었다. 미국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KEEN)’은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0% 증가했다.

분홍색 원피스와 민소매 니트로 바비코어 패션을 연출한 아이브 멤버 장원영(위 첫 번째 사진). 스포츠 유니폼과 스트라이프 양말 등
 블록코어 의상을 입고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선 뉴진스. 사진 출처 그룹 공식 SNS·Mnet 화면 캡처
분홍색 원피스와 민소매 니트로 바비코어 패션을 연출한 아이브 멤버 장원영(위 첫 번째 사진). 스포츠 유니폼과 스트라이프 양말 등 블록코어 의상을 입고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선 뉴진스. 사진 출처 그룹 공식 SNS·Mnet 화면 캡처
스포츠 유니폼도 핫한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다.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사내를 뜻하는 속어 ‘블록(Bloke)’과 ‘놈코어(norm-core·평범하지만 포인트가 있는 패션)’를 합성한 단어로, 스포츠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패션을 말한다. 지난해 7월 뉴진스 민지가 데뷔곡 ‘어텐션’ 뮤직비디오에서 하늘색 축구 유니폼을 입어 인기를 선도했다. 지난해 9월 블랙핑크 제니가 ‘핑크 베놈’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은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MZ세대의 특성과 아이돌에 대한 선망이 맞물리며 아이돌이 입는 옷을 일상에서도 즐겨 입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튀는 걸 곱게 보지 않는 우리 문화의 특성상 아이돌 콘셉트를 따라 하되 평소에 입을 수 있게 무난하게 변형하는 팬들이 많다”고 했다.

코어패션이 인기를 끄는 데는 분홍색 투피스,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스포츠 양말 등 몇 가지 아이템만 있으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패션 아이템이 구체적일수록 스타일을 따라 하기 수월하고, 기업은 비슷한 제품을 만들기 쉬워 유행이 빠르게 확산된다”며 “팬들이 SNS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스타 패션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코어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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