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30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콘서트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관현악 파트 손봐
차이콥스키 발레에서 새롭게 모음곡 구성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인데 현악 대신 클라리넷 독주로 시작하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인데 ‘어린 백조들의 춤’이 없다고?”
러시아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손길로 새롭게 탄생한 명곡들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선을 보인다. 29,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콘서트다. 1990년 러시아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인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킨 플레트뇨프가 지휘봉을 들고,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선우예권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관현악을 새롭게 바꾼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쇼팽이 폴란드 바르샤바 음악원 재학 중이던 19세에 작곡한 작품이다. 당시 쇼팽은 이미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 달인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오케스트라 파트를 쓰는 데는 능통하지 못해 이후 ‘반주부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1935년 협주곡 2번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써서 선보이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또는 지휘자로 쇼팽의 두 협주곡을 연주해 온 플레트뇨프는 2017년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협연으로 새 앨범을 녹음하면서 두 곡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편곡했다. 플레트뇨프는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인터뷰에서 “쇼팽의 원곡과 연주를 더욱 놀랍고 빛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곡과 다른 점을 찾아보며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앨범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트리포노프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가 오리지널 버전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새로 선곡한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콘서트 메인곡인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은 차이콥스키 자신이 오리지널 발레에서 하이라이트 6곡을 발췌한 곡이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연주되는 모음곡은 플레트뇨프가 새로 구성한 ‘플레트뇨프 특별 편집판’이다. 차이콥스키가 뽑은 모음곡과 같이 6곡으로 되어있지만 극의 전개와 관련이 적은 ‘어린 백조들의 춤’ ‘헝가리 춤’ 등을 제외하고 원작 발레의 줄거리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
플레트뇨프는 “무대용 발레를 요약한 버전으로 보면 된다. 작품에서 묘사되는 드라마를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에 애정이 깊은 플레트뇨프는 차이콥스키의 다른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해 세계 곳곳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 첫 곡은 쇼팽의 피아노곡 네 곡을 러시아 작곡가 글라주노프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쇼피니아나’ 모음곡이다. 이 곡은 전설적 안무가 디아길레프가 1909년 파리에서 발표한 발레 ‘레 실피드’의 모체가 됐지만 ‘쇼피니아나’에 있던 여러 곡들이 ‘레 실피드’에서는 다른 작곡가가 편곡한 다른 곡으로 교체됐고 원작 격인 ‘쇼피니아나’는 오히려 생소한 편이다. 플레트뇨프가 손본 것은 아니지만 콘서트 중반 이후 연주될 두 곡과 함께 ‘알려진 명곡의 새로운 면모’를 전달하는 점에서 공통된다.
서울시향은 이번 콘서트가 지휘자 플레트뇨프의 지명도와 ‘알려진 곡들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호기심 때문에 합창석까지 전석 매진됐지만 기존 티켓 구입자가 반환한 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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