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책 이름이 ‘로봇을 이기면 행복 지면 불행’이다. 당연한 말로 보이면서도 꽤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과학 분야인지 철학적인 영역인지 언뜻 봐서는 내용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예쁜 핑크색 책 표지 디자인은 혼란은 가중시킨다.
하지만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제목의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책 제목이 주요 내용 그대로다. ‘사람은’이라는 주어를 제목에 추가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로봇을 이기면 행복하고 지면 불행하다는 내용이다.
빠르게 발전한 기술이 결국에는 사람의 뇌와 육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라는 결과물로 구현된 시대다. 첨단 기술이 단순히 생활이나 업무를 편리하게 해주는 기능성 장치 개념을 넘어 사람을 대신하는 한 존재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책 제목에서 로봇은 AI나 인간형 로봇 등을 총칭한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발전 속도를 보면 사람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갖추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로봇을 만들었지만 사람 역시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문득 로봇도 기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더라도 인간처럼 일종의 존재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가이면서 산수행 연구에서 발견한 교육, 인간관계 등과 관련된 기술을 강의해 온 저자는 로봇 시대에 진입한 현실 속에서 인간은 앞일을 모르는 ‘무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를 두고 사람과 로봇의 생존경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가난하게 사는 것, 병으로 아프고 병으로 죽는 것, 한 치 앞일을 몰라 사고와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사람들은 오랜 잘못된 사고와 관습으로 눈은 있지만 눈을 감은 존재처럼 본인 앞일도 모르는 채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인 줄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좋든 싫든 결국에는 로봇 시대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로봇을 통제할 수 있는 주인이 될지 여부라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도 했다. 그리고 로봇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지혜’를 제시한다. 로봇보다 더 똑똑하게 지혜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식은 로봇을 이길 수 없고 지혜만이 로봇을 압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의 교육 역시 지식 위주에서 ‘지혜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챕터별로 모든 사람, 청소년과 학부모, 청년, 모든 부모 등 대상을 정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특히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부모의 역할과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내용이 흥미롭고 오묘하다. 수행을 통한 두뇌 청소가 자신은 물론 자식들까지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의 비혼과 출산기피, 부모에 대한 무관심과 불효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이슈에 대해서도 지혜가 결여된 무지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쉽게 듣거나 접할 수 있는 소식이나 생활 관련 내용을 다뤄 전반적으로 이해가 쉽고 읽기가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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