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지정 앞둔 ‘이순신 장도’ 가짜 논란…문화재청 “1594년 제작 종가 유물 진품”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7일 17시 50분


문화재청 "국왕 하사 검 아니다... 현재 현충사관리소 보관중"
칸코리아 "일본풍 도검 형태...국보 지정 강행 땐 취소 소송"

국보로 지정 예고된 ‘이순신 장도’의 진위 논란에 문화재청은 “1594년 제작된 종가 유물로 진품”이라고 일축했다.

문화재청은 27일 이 같은 설명 자료를 통해 “이순신 장도는 국왕 하사 검이 아니며, 1594년 제작된 후 종가에서 보관되어 내려온 도검”이라고 밝혔다.

가짜 논란은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칸코리아’에서 시작됐다. “‘이순신 장도’가 조선 왕으로부터 하사되는 왕검 형식을 따르지 않았고 디자인도 일본풍으로, 후대에 만들어진 모조품(가품)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칸코리아는 “학술적으로 이순신 검은 가작된 것으로 충분하기에 국보로 지정될 이순신 검은 진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우리 조사 결과가 무시되고 국보 지정이 강행되면 국보 지정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칼자루 속에 박히는 뾰족하고 긴 부분인 슴베에 새겨진 글귀로 갑오년(1594년)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든 도검임을 알 수 있다”며 “‘이충무공전서’(1795년) 기록을 통해서 이순신 종가에서 오랜 기간 보관해온 내역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 이후에도 종가에 계속 전해오다가, 현재는 현충사관리소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문화재청은 국보 지정 예고 때 ‘이순신 장도’는 원래 조선 국왕인 선조가 하사한 도검이 아니며, 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일본풍 도검 형태란 주장에 대해 문화재청은 “조선 도검에서 보이는 전통적인 양식과 함께 당시 도검 제조기술이 발달한 일본 도검의 요소도 일부 발견되며, 이 역시도 국보 지정 예고 때 이미 밝힌 바 있다”며 “조선 도검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임진왜란 이후 당대 도검 제작기술이 가장 발달했던 일본 도검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순신 장도는 조선 전기와 후기 제작 도검을 잇는 교량적 역할을 살필 수 있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장도는 조선시대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숭고한 행적이 서려 있는 도검으로,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명확하고 내력이 분명하며 조선 도검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갖추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우수한 제작 기술, 가죽·금속·칠 등 다양한 전통공예의 조화로운 활용, 세련된 균형미와 조형감각 등 기술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말했다.

국보로 지정 예고된 ‘이순신 장도’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됐던 칼로, 길이가 약 2m에 달하며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두 자루, 2병)의 칼들로 각각 칼집이 있다.

칼자루 속 슴베에 새겨진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 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이란 글귀로 제작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다. .

한 장도의 칼날 위쪽에는 이순신이 지은 시구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이, 또 다른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가 새겨져 있다.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 기록과 일치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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