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 연극인생 60년 기념 ‘토카타’…“초심으로 돌아갈 새 작품”

“손쉽게 올릴 수 있는 잔치 같은 공연을 다시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연극을 꿈꿨던 그 어릴 적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연극으로 관객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배삼식 작가가 이런 저의 마음을 너무 잘 반영한 훌륭한 작품을 써줬죠.”

배우 손숙이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토카타(Toccata)’를 새롭게 올린다.

공연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8월19일부터 9월10일까지 3주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연극 ‘토카타’를 공연한다.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문학소녀 손숙은 고려대 재학 시절인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연극 인생의 첫발을 뗐다.

이후 연극 ‘어머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위기의 여자’ 등 때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어머니로, 때론 냉철한 지성과 욕망을 갖춘 여성으로 분하며 척박한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왔다.

‘토카타’는 배삼식 작가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연극이다. ‘토카타’는 ‘접촉하다’, ‘손대다’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영어 touch)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계의 단절과 갑작스러운 죽음이 우리에게 남겼던 충격과 슬픔 그리고 고독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그는 “인간의 접촉이 대단히 불순하고 위험한 것이었던 2년, 그 시절을 겪으면서 촉감이 중요한 이야기의 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고립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일반 사람들보다 몰아붙여진 인간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손 연출도 “내러티브가 없는 연극이기 때문에 그 낯섦이 분명히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 연극의 매력”이라며 “존재론적 고독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침잠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삶의 찬미로 이어지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숙과 함께 연극 ‘햄릿’에 출연한 김수현이 ‘남자’ 역을 맡는다. 안무가 겸 연출가인 정영두가 ‘춤추는 사람’ 역으로 나서며,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함께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