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가 유적의 보존가치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함께 지켜나가는 문화유산이 됩니다. 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은 고고학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사적) 일대를 19일 둘러본 웨버 은도로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사무총장(사진)이 말했다.
풍납토성은 풍납동 일대에 있는 길이 2.1km 규모 타원형 토성으로, 학계에서는 백제 초기 왕성인 위례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보존과 개발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경당지구에선 2000년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 굴착기로 발굴조사지 일부를 훼손했다. 올해 3월 송파구는 문화재청의 ‘풍납토성 보존구역 및 관리구역 지정’ 고시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한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은도로 사무총장과 피키리 쿨라코올루 튀르키예 앙카라대 고고학 교수를 초청해 조언을 들었다. 은도로 사무총장은 “발굴 단계부터 지역공동체를 참여시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쿨라코올루 교수는 “사전 발굴을 한 뒤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개발을 허가하는 것은 유물과 지역개발 모두를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