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 통제 기원 분석한 저자
‘슬픈중국’ 마지막 시리즈 펴내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1976∼현재/송재윤 지음/502쪽·2만2000원·까치
“진정 민주란 무엇인가? 인민이 직접 뽑은 대리인이 인민의 의지에 따라서 인민의 이익에 복무해야만 민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민은 반드시 수시로 대리인을 파면하고 교체할 권력을 가져야 한다. … 서구 각국의 인민이 누리는 민주가 바로 이것이다. … 중국 인민은 이미 죽어버린 마오쩌둥을 두고 몇 마디만 해도 감옥으로 끌려가서 갖은 수난을 겪는다.”
1978년 12월 5일 중국 베이징 시단(西單)의 벽에 28세 노동자 웨이징성이 실명으로 써 붙인 대자보 내용이다. 독재자를 물리치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주장이 담겼다. 덩샤오핑이 실사구시의 기치를 올리고, 후야오방이 사상혁명을 시작하자 중국 인민들은 문화혁명의 오류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자보를 통해 인민이 정치적 요구를 개진하는 이른바 ‘민주장(民主墻·민주의 벽) 운동’이 활발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봄’은 짧았다. 그해 12월 말 최고영도자로 추대된 덩샤오핑은 이듬해 3월 민주장의 투사들을 잡아넣기 시작했다. 민주장 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인 웨이징성 역시 당시 체포된 뒤 국제인권단체의 압박으로 가석방되기까지 18년 동안 반혁명 정치범으로 복역해야 했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역사학과 교수가 쓴 ‘슬픈 중국’ 3부작의 마지막 권이다. 1부 ‘인민민주독재 1948∼1964’와 2부 ‘문화대반란 1964∼1976’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전체주의적 인민 통제의 기원을 분석했던 저자는 3부에서 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을 거쳐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간 중국의 궤적을 탐구한다. 중국 현대사에서 구체제가 막을 내리고 신체제가 도래하는 분기점인 이 시대의 다양한 인물들의 사상과 행적을 추적했다.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도 조명했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첸츠는 중국이 2017년 이래 신장 지역에 대규모 강제수용소를 설치해 위구르족 100만 명을 격리수용하고 있다는 걸 밝혔다. 이후 해마다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2만5000명 이상이 강제로 장기를 적출당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저자는 “현대 중국의 슬프고도 슬픈 역사”라며 “중국은 세계질서를 이끌 인류적 보편 이념을 창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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