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아이는 할머니 집에서 일곱 밤을 자고 온다. 자전거도 타고, 물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할머니 집에선 낮잠시간에 늘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창문을 열면 창밖은 축제가 한창인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으로 변해 있거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풍경으로 펼쳐진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등 다양한 명작이 창문 밖 풍경으로 등장한다.
일주일 뒤 집에 가야 하는 아이는 못내 아쉽다. 서운한 마음을 달래며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창문을 열 듯 손을 내렸다. 그러자 아이 앞에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별이 빛나는 밤(빈센트 반 고흐 작)이 되었어요!”
창틀을 액자 삼아 펼쳐지는 풍경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명화를 보다 쉽게 느낄 수 있게 한다. 화가들이 눈에 담았던 풍경이 명화가 됐듯, 마음의 창문을 열고 내다보면 일상 풍경 역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따뜻한 느낌의 그림은 마음을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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