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한국에서 등단 40주년 행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제 책을 사랑해준 한국 독자들 덕입니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소설가 위화(余華·63·사진)는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개막한 ‘2023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방한했다.
1983년 단편 ‘첫 번째 기숙사’로 등단한 위화는 한국에서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대표작 ‘인생’(푸른숲·1997년)과 ‘허삼관 매혈기’(푸른숲·1999년)는 국내에서도 각각 10만 부와 25만 부가 넘게 팔렸다. 위화는 특히 ‘허삼관 매혈기’가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해학을 이해하는 한국 독자의 소양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개정판 ‘허삼관 매혈기’ 서문에서 “내가 묘사한 것은 물질적으로 빈궁한 시대였으나 어떤 독자는 그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꼈다”며 “삶 속의 아름다움이란 때로 빈궁과 부귀만으로는 절대 가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쓴 바 있다.
간담회에선 위트 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위화는 “등단 40주년인 걸 모르고 있다가 푸른숲(출판사)에서 알려줘서 알게 됐다. 중국에선 이런 기념회를 한다고 하면 작가들이 곧 돌아가시는 줄 알기 때문에 안 하는 것 같다”며 “등단 80주년을 하게 되면 그때도 한국에 와서 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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