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은 회사에 입사했다가 퇴사 당하기(?)까지 웃픈 이야기[책의향기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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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18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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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글 이승준 그림 박초아/208쪽·1만3000원·인문엠앤비

‘거지같은’ 회사에 잘못 입사했다가 퇴사 당하고 고소와 소송을 통해 승소하기까지의 슬픈데 웃긴 이야기.

이승준 작가(철도 고양이)의 브런치북 화제작 ‘공포의 스타트업 체험기’가 웃기고도 슬프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삽화와 함께 책으로 나왔다.

청춘은 누군가 적당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 어딘가에는 ‘어른’ 혹은 ‘직장상사’라는 이름으로 청춘을 약탈하고 무너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인격적으로 존중받으며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고 일과 직장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는 일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만 느껴지는 이 극한 사회에서 우리 청춘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때론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라는 가면을 선택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영혼을 갈아 넣으며 일했지만 상식에 한참 어긋나서 오히려 억지에 가까운 업무진행과정과 비인격적 대우에 월급까지 밀린다면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물론 고소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그러나 불합리한 사태를 해결하거나 대화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회사라면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것인가.

‘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 속 회사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마주치고야 마는 거지같은 상황과 인간들을 모아놓은 종합세트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그 거지같은 회사에 한발씩 담그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부당한 현실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경쾌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그 경쾌함과 유머는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해학과 풍자로 가득한 마당놀이 한 판을 진하게 즐긴 느낌이다.

그렇게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고민한다. 우리는 맨 처음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함께 울고 웃으며 고소와 승소라는 마지막 여정까지 기꺼이 함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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