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게임으로 배운 소년이 레이싱 선수 발굴을 목표로 만들어진 콘테스트에서 전 세계 게이머들을 물리치고 진짜 레이싱 선수로 발탁된다. 하지만 다른 레이싱 선수들은 물론이고 기술자들까지 그를 ‘심(시뮬레이션) 레이서’라고 조롱하며 동료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 게임과 달리 실제 중력을 느끼며 달리는 서킷에서 실수를 연발하지만 마침내 가장 어려운 경기의 시상대에 오른다. 영국의 프로 레이싱 선수 얀 마든버러(32)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그란 투리스모’가 20일 개봉한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마든버러는 여덟 살이 되던 해 이웃집에서 레이싱 비디오 게임 그란 투리스모를 처음 접했다. 수천 시간을 레이싱 게임에 쏟으며 유년시절을 보낸 그에게 ‘GT 아카데미’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게임 그란 투리스모에서 최상위 기록을 낸 플레이어들에게 실제 레이스 드라이버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우승자에게 실제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기회를 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마든버러는 일본 자동차 그룹 닛산과 계약을 맺고, 프로 레이싱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영화는 마든버러가 GT 아카데미 선발 게임에 참가하는 때부터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든버러 역은 영국 배우 아치 머데퀘이가 맡았고 데이비드 하버(잭 솔터 역), 올랜도 블룸(대니 무어 역) 등 유명 배우가 출연했다. 영화의 볼거리는 시속 300㎞가 훌쩍 넘는 속도 등으로 실감 나게 구현한 레이싱 장면이다. 레이싱 게임 화면을 스크린에 직접 적용한 장면들도 눈에 띈다. 마든버러가 주행하고 있는 트랙에 주행 가이드라인을 띄우고, 몇 등을 하고 있는지 차 위에 표시되도록 해 관객에게 거대한 스크린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의자가 움직이는 4DX관(입체영상 특별관)에서 관람하면 레이싱 영화의 재미를 배로 느낄 수 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권위 있는 레이싱 경기로 꼽히는 프랑스의 ‘르망 24시’ 장면이다. 마든버러가 직접 자신의 대역 스턴트로도 참여했다. 마든버러와 그의 팀은 2013년 르망 24시에서 3등을 했다. 그는 플레이스테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여정이 영화로 남는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초현실적이다. 내 이야기를 보고 사람들이 자신의 꿈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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