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의 몸에는 시계 태엽이 달린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밤에 자려고 누울 때도 늘 아이에게 “빨리빨리”라고 말하며 빠른 속도를 재촉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방학 때마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간다. “천천히 먹어야 음식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반대로 아이에게 늘 “천천히”를 강조한다. 그 덕분에 아이는 시골에서 사계절 숲의 각기 다른 풍경을 즐기고 잠들기 전엔 하늘의 별을 감상한다.
방학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아이는 다시 엄마 아빠의 재촉 속에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아이는 할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린다. “누구나 마음속에 시계가 하나 있단다. 때로는 빨리 가고, 때로는 천천히 움직이지. 네게 맞는 리듬을 찾는다면, 빨리 가든 천천히 가든 다 좋은 거야.”
할아버지의 말에 따라 아이는 누군가가 정해 준 속도가 아닌 주체적인 삶의 리듬과 속도를 찾아간다. 지금 ‘속도 강박’에 사로잡힌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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