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써야 하오. 러시아가 핵을 썼을 때 이 세상 어느 나라가 러시아를 응징하겠다 나설 수 있소? 미국이? 영국이? 감히 어느 나라가 러시아를 향해 ICBM을 쏘겠소? 아니면 전폭기를 보내겠소? 그럼 차르 봄바가 날아가고 사르맛이 날아가 미국이고 뭐고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마는데.” 푸틴은 블랙 러시안을 밀어두고 거푸 보드카를 들이켰다.
“핵을 쓰는 순간 비로소 러시아가 러시아다워지는 거요.”
마치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할 법한 말이다. 하지만 김진명 작가의 신작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다룬 밀리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등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팩트와 픽션의 합성어)을 쓴 김진명 작가가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푸틴의 핵 위협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시작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쪽의 도시의 부차. ‘미하일’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의식을 잃었고 3개월 뒤 깨어났지만 아내와 딸은 사라졌다. 이에 자취를 감춘 채 살던 미하일은 군인이 돼 나타났다.
다른 한 편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극비 팀인 ‘네버어게인’이 있다.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한국계 미국인 케빈 한은 ‘네버어게인’ 팀원인 스토니의 도움 요청으로 러시아인 여성 구호 활동가를 구출하고, 그 공을 인정받아 팀으로 영입된다. 이후 미하일 역시 케빈 한과 함께 하게 된다.
그 사이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를 상대로 내건 휴전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심한다. 이대로 물러나면 자신의 권력도 종말을 맞을 상황에서 절치부심 끝에 상황 타개를 위해 핵공격을 고민하게 된다.
‘시대를 쓰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김 작가의 신작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배경으로, 푸틴, 바이든 등 실존 인물의 이름을 넣었다. 또한 국가 원수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기록이라도 한 듯한 문체, 그리고 설득력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를 더해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김 작가는 “혹자는 러시아 지도자 이름을 이렇게 원색적으로 써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겠지만, 러시아 지도자 푸틴이 아니라 인류에게 최초의 핵 협박을 가하는 최대 악 푸틴을 지목하고자 했다”며 “전 세계인이 힘을 합쳐 푸틴의 핵 협박을 이겨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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