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황금세대’의 한 축인 김우민(22)이 개인전 첫 출전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15분1초07로 2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메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박태환(34)이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13년 만이다. 금메달은 14분55초47을 기록한 중국의 페이리웨이(20), 동메달은 일본의 다케다 쇼고(28·15분3초29)에게 돌아갔다.
예선 없이 단판으로 치러 순위를 매기는 자유형 1500m에서 ‘빠른 조(Fast Heat)’로 분류되는 2조의 3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한 김우민은 8명 중 가장 먼저 물에 들어가 첫 50m 구간부터 1위에 오른 이후 400m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450m 구간에서 중국의 페이리웨이(20)에게 선두를 내준 이후 이 순위가 레이스 끝까지 유지됐다.
경기 후 김우민은 “계영 800m 금메달을 목표로 단거리, 중거리 위주의 훈련을 해왔다. 그래서 스피드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체력이 개인적으로 과제였다. 중후반부터 체력이 좀 쳐졌다”며 아쉬워했다. 김우민의 자유형 1500m 개인 최고기록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기록했던 14분54초25다. 14분54초대 기록만 나왔어도 금메달을 얻을 수 있었기에 김우민으로서는 아쉬울 만했다. 이어 “어제 금메달을 따고 기쁜 마음에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늦게 잤다”며 멋쩍게 웃은 김우민은 “가장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1500m에서 메달을 획득해 기쁘다. 남은 대회에서 회복을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수영 최초의 아시안게임 4관왕을 목표로 했던 김우민의 목표는 좌절됐지만 다관왕 꿈이 꺾인 건 아니다. 김우민은 28일 남자 자유형 800m, 29일 자유형 400m에서 금 도전에 나선다. 여기서 모두 우승할 경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2차례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김우민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는 개인기록 경신이 목표다. 자유형 800m에서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기록(7분47초69)을 세웠는데, 그 느낌을 기억하며 레이스를 할 거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주호(29·배영) 최동열(24·평영) 김영범(17·접영) 황선우(20·자유형)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도 같은 날 혼계영 400m에서 3분32초05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같은 멤버로 출전해 세운 종전 한국기록(3분34초25)을 2초 이상 앞당겼다. 3분27초01의 아시아기록을 세운 중국이 금메달을, 일본(3분32초52)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아시안게임 3관왕을 목표로 주 종목인 자유형 100m, 200m와 계영 800m에 집중할 계획이었던 황선우는 이날 결선에 나서 마지막 역영을 펼치며 단체전 은메달에 힘을 보탰다. 황선우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의 전력이 좋아) 굳이 예선을 안 뛰어도 될 상황이었기에 컨디션 관리하는 부분이 괜찮았다. 항저우 대회를 앞두고 단체전은 다 출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3종목에 출전한 황선우는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여자 배영 200m 결선에 오른 이은지(17)는 2분9초75의 기록으로 중국의 펑쉬웨이(20·2분7초28), 리우야신(24·2분8초70)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1998년 방콕 대회 당시 심민지가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25년 만이다.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던 최윤희가 1982년 뉴델리 대회,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는데, 이은지는 최윤희, 심민지에 이어 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200m 세 번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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