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된 아들 얘기에 반달눈 웃음
영화 ‘화란’서 조폭 중간보스 역 맡아
“어둡고 스산한 작품 해보고 싶었다”
“아이가 태어나니 떳떳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생기고요. 무엇보다 아이가 예뻐 죽겠어요.”
배우 송중기(38)는 태어난 지 100일이 됐다는 아들 이야기를 꺼내며 반달눈으로 웃었다. 어느새 불혹 가까운 나이에 아빠가 됐지만 여전히 미소년 티가 나는 그를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화란’에서 송중기는 조폭 세력의 중간 보스인 치건 역을 맡았다. 영화는 올 5월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어렸을 적 사고로 찢어진 귀, 기미가 거뭇한 얼굴로 게걸스럽게 매운탕을 먹는 영화 속 그의 모습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외형보다 더 낯선 건 희망도, 어떠한 욕구도 없이 서늘한 그의 표정이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년)에서 부잣집 도령 구용하 역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송중기에게는 항상 ‘꽃미남’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선이 가늘고 고운 얼굴, 하얀 피부는 고생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둡고 거친 세상 속 남자 역할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었다. 그는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가진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과거 할 기회가 있었을 때 못한 게 개인적으로 한이 됐다”고 했다. “상업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누아르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화란’ 시나리오를 본) 시기가 잘 맞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삶에도 변화가 있었다. 송중기는 올해 1월 배우 출신 영국인 케이티 루이스 손더스와 결혼했고 6월에 아들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케이티의 과거에 대한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는 “어떤 곳에선 소설을 쓰고 있더라.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남편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화내지 말자”고 한 아내의 현명한 태도에 반성했다고 한다. 육아는 아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탈리아 로마에서 하고 있다. 그는 “둘 다 초보 부모라 ‘으쌰으쌰’ 하면서 키우고 있다”며 웃었다.
미국, 영국에 인맥이 있는 아내의 도움을 받아 그는 해외 작품 출연을 위한 오디션에도 계속 도전하고 있다. 그는 “연출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아직은 생각이 없다. 지금은 연기를 똑바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제작자로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데에는 힘쓰고 싶다고 했다.
“제작, 기획에 재미를 느껴요. 소속 회사 프로듀서들과 기획을 시작한 작품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작품을 하는 만족감을 느끼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다하고 싶습니다. 책임감을 가지는 게 좋은 어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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