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글로벌 걸그룹 위한 ‘크리에이터’ 되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8일 0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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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땀 눈물' 'DNA' '아이돌' '온(On)' '다이너마이트' 안무가
하이브 x 게펜 걸그룹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총괄 크리에이터 맡아
"하이브 문화 녹아든 T&D 시스템에 미국 정서·문화 반영"
"진정성이 있어야 꿈도 꿀 수 있다"
"K팝 '보는 음악'…무엇보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좋은 퍼포먼스"

생각과 메시지가 춤을 추는데, 리듬도 살아 있다.

손성득(40) 하이브(HYBE) 퍼포먼스 디렉터는 안무 상상력의 영역이 K팝 댄스의 물리적 면적보다 넓다는 걸 보여준 인물이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피 땀 눈물’ ‘DNA’ ‘아이돌’ ‘온(On)’ ‘다이너마이트’ 등 그가 안무에 참여한 춤이 증거다. 이 노래들의 춤은 생각과 메시지를 확실히 갖고 있고, 멤버들과 곡이 빚어내는 서사에 문을 열었다. 춤이 곡 안에서 함께 노래하며, K팝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와 소통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손 디렉터가 안무 공간을 넘어 글로벌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 총괄 크리에이터로 나선다고 했을 때, K팝 팬들이 ‘마땅하다’고 반응한 이유다. 손 크리에이터는 이미 단순히 안무를 만드는 작업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무대 위에서 행하는 모든 것을 관장하며 음악·비주얼·연출 등 K팝의 모든 분야를 이해하며 관여해왔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는 하이브가 세계 3대 메이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합작사 ‘하이브 x 게펜 레코드’(HxG)를 만들어 진행하는 오디션. 특히 K-팝 핵심 방법론의 하나인 하이브의 T&D(Training & Development) 시스템을 미국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손 크리에이터가 적임자라는 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손 크리에이터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독(강효원) 빅히트 뮤직 수석 프로듀서와 함께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아티스트 반열에 올린, 지금의 하이브를 만든 ‘개국 공신’ 중 한명이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는 미국에 T&D 센터를 설립했다. 안무, 보컬 트레이닝, 작사, 작곡 스킬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정신 건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 크리에이터 역시 이 부분을 아울러 지원하며 참가자들을 지지·응원하는 멘토 역을 맡고 있다.

손 크리에이터는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에서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만 내리지 않고, 그녀들의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따듯한 화법이 그걸 증명한다. “본인들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들을 한계를 잘 극복하고 잘 보여줬어요.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고 싶네요. 많이 기대가 되네요.”

이 부분은 이번 오디션의 핵심 키워드인 ‘꿈’과 맞물린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은 하나의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함께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한걸음씩 나아가는 소녀들이 결국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다. 그 발걸음을 손 크리에이터가 돕고 있다. 다음은 손 크리에이터와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더 데뷔 : 아카데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년 1월 방시혁 의장님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을 고민하고 미국으로 넘어가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기존에 없었던 프로젝트라는 것에 대한 기대와 흥미가 있었습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인재를 찾고, 미국 현지에서 케이팝(k-pop)의 방법론을 T&D와 콘텐츠에 정착시켜 글로벌 걸그룹을 만든다라는 건 저에게 있어서 너무 설레였고 떨렸습니다.

-바쁜 스케줄 가운데 미국행 결정도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그때 당시는 BTS의 그래미 어워즈 무대와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시기여서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었지만 무엇보다 미국행이 고민이 되었던 건 가족들이였습니다. 저의 도전에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이 결정을 하는데 가장 컸었던 것 같습니다.“
-대외적으로 그간 보이그룹만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걸그룹 담당을 맡게 됐으니 또 다를 듯합니다.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요.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차이는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아티스트를 만드는 일이고, 크레이티브한 부분 안에서는 모든 기준을 같이 보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디렉터를 넘어 총괄 크리에이터 역을 맡게 됐습니다. 트레이닝에서 어떤 부분들을 더 들여다보실 계획인가요?

”무엇보다 연습생들 모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개개인의 스타성과 재능을 찾아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에서 시작해 멋진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K팝 시스템의 세계화’라고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전과 다르게 K-팝은 현재 시대와 세대, 국가를 초월해 전 세계 팬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K-팝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K-팝 시스템은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변화하고 고도화가 되어갈 것이기 때문에 ‘드림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시장에 맞춰 계속 변화하고 있는 K-팝 시스템이 잘 맞춰진다면 앞으로 더욱더 멋진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크리에이터 님이 보실 때 K팝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나아가 K팝은 무엇이라고 정의하십니까?

”K-팝은 팬인 것 같습니다. 팬들이 없으면 ‘K-팝 아티스트도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꿈과 역량, 도전과 데뷔, 음악과 퍼포먼스, 많은 콘텐츠와 소통 등 여러 중요한 요소들이 많지만 결국 모든 것은 팬들을 위한 것이고 팬들이 있어야 유의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K팝 시스템을 미국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요. 구체적인 사례를 몇 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이브 T&D 시스템이 적용되는 건가요? 크리에이터님과 방시혁 의장님 등이 쌓아온 하이브 문화도 녹아들어가는지 궁금합니다.

”네 맞습니다. 한국의 T&D 시스템을 미국에 이식,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댄스·보컬 등) 스킬적인 것들 외에도 멘탈, 건강 교육, 체력 증진 등 많은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통상적인 K-팝 시스템이기보단 하이브의 문화가 녹아든 T&D 시스템에 미국 현지 정서, 문화를 모두 반영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와 미국 크리에이티브 전문가가 협업하는 시스템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형태에서 어떤 점이 흥미로운가요?
”생각의 한계가 없어지고 크리에이티브의 다양함이 많아지며 서로의 장점과 능력들이 모여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T&D나 콘텐츠적으로 K-팝의 시스템과 방법론을 그들에게 이해시켜 정착시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방법들을 K-팝 시스템에 접목 시켜 서로 배우고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드림 아카데미 전 오디션 과정도 궁금합니다. 엄청난 인원이 지원을 했는데 아무래도 글로벌적인 K-팝의 인기가 오디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겠죠?

”K팝의 인기가 엄청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K-pop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런 영향 덕분에 이 ‘드림아카데미’도 생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국적 연습생들과는 보통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요. 아무래도 각 지역마다 매너와 예절이 달라 크리에이터 분들도 따로 공부하거나 숙지해야 할 내용이 많을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국가별로 또는 지역별로 연습생들을 케어하고 도와주는 스페셜리스트 분들도 계시지만 무엇보다 연습생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기도하지만 결국 ‘본인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K팝 기반 그룹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앞서 이번 아카데미 간담회에서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에 대해 강조하셨는데요.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이 없으면 결국 어떠한 형태의 가수가 되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이 있어야 꿈도 꿀 수 있다 생각이 들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의 열정과 노력, 헌신 등 성장함에 있어서 가장 큰 원동력과 힘이 되고 아티스트가 되어서도 팬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엔 참가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이 될 수도 있는 질문인데요. 먹는 걸 많이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몸을 많이 움직이는 분들에겐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적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먹는 것과 움직이는 것, 이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시나요? 이에 대한 질문을 참가자나 연습생이 해오면 어떤 답을 주십니까?

“모든 건 참가자들의 건강을 최우선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K팝 아티스트 영역에서 퍼포먼스는 개인적으로 건강한 에너지와 열정을 만들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요. 크리에이터님이 보시기에 좋은 퍼포먼스는 무엇입니까?

“현 시대의 K팝은 ‘보는 음악이다’라는 말처럼 단순히 멋진 동작으로만 채워진 퍼포먼스가 아니라 음악과 아티스트를 잘 표현해야 하고, 무엇보다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정말 좋은 퍼포먼스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손 크리에이터님 춤엔 서사가 있어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해요. 그것이 방탄소년단처럼 팀 자체 서사에도 힘을 실어줬죠. 안무나 콘셉트 등을 만들 때 멜로디와 가사 등을 보시고 어떻게 서사를 직조해나가는지 궁금해요.

“이유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순이 유행하고 멋있는 동작들로만 채우는 게 아니라 우리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어떤한 곡을 부르며 춤을 출 때, 왜 이런 동작을 하고 왜 이런 표정과 제스처를 하며 왜 이런 감정과 다이내믹을 실어 흐름을 만들어가는지? 그걸 보시는 팬분들이 생각을 하실 수 있고 느끼실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결국 음악과 아티스트를 표현함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 역시 작업을 할 때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번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춤을 통해 자신만의 서사를 그려나가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드림아카데미’에 모인 참가자들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모였기 때문에 스킬적인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본인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매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국 그런 것들이 잘 나타났을때 다양함이 보일 것이고 그 다양함이 한데 모아져서 어우러졌을 때 보여질 에너지가 결국 서사의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연습생들의 여정에 어떤 기대감을 품고 있는지요? 많은 소녀들의 어떻게 현실화되기를 바라시나요? 이번 신인 걸그룹 데뷔의 주요 목표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여정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데뷔가 가장 큰 목표이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형태든지 음악 안에서 꿈을 꾸고 노력하고 성장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연습생들의 모습이 전 세계 많은 팬 분들에게 진정성 있게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도울 것입니다.”

-K팝 댄스의 영역은 이제 단순 춤이 아니라 주요한 크리에이터 영역으로 자리 잡으며 K팝 전반의 콘셉트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단계가 됐습니다. 손 크리에이터 님이 그 증거 중 하나죠. 안무가로서 K팝 산업에 더 보탬이 되거나 확장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무가 출신의 크리에이터로서 연출이나 기획 등 많은 부분에서 활동을 해왔지만, 앞으로 보다 넓고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을 해 나아가며 안무가들의 활동 영역과 범위에 대해서도 보다 넓고 많은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이번 아카데미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그동안 참가자들 모두가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성장한 만큼 좋은 무대로 전세계 글로벌 팬 분들에게 멋진 모습을 후회 없이 보여줬으면 좋겠고, 이런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모두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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