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이 추석-경성은 매우 적막 금 이십오일은 음력 팔월 십오일 곧 추석이라 풍성풍성한 세상 같으면 경성 시내에서도 매우 경황이 좋겠지만은 금년 추석에는 집에 떡하는 광경도 드뭇드뭇하여 일반의 실생활이 얼마나 적막한 것을 알겠더라. |
금번 지진재해로 인하여 발생된 골계적 사실이 한두건에 그치지 아니하나 그 중에도 포복요절할 일은 동경 소석천구 금물상 모씨가 자경단원으로 활동하는 중에 부근의 주민들이 그 사람을 조선인과 유사하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금물상 모씨는 당당한 일본인을 조선인에게 비유한 것은 오명이라고 하여, 마침내 자살하였다 한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 하면 이른바 조선인이 그와 같이 추악무비한가. 이 따위 일본인은 정말 정신병자가 아니면 일종의 괴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작일은 중추절임을 불구하고 시가 전체가 꽤 적막한 감이 불무하였다. 직접으로는 서도수재의 타격도 있을 것이며 간접적으로는 일본 지진재해의 영향도 불무할 것이다. 앞으로 오는 경제계가 여하할지는 천기는 치워 오고 먹을 것 없고 입을 것 없는 무수한 생령들의 호원성이 이막을 타래하는 듯한 감이 불무하다./ 동아일보 1923년 9월 26일자 횡설수설(橫說竪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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