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2년 만의 단독 콘서트 준비
“2007년부터 내겐 ‘잃어버린 시간’
올해 독립음악인 위해 플랫폼 개설
1인 기획사 만들어 본격 뛰어들것”
“양파라는 콘텐츠가 지금으로선 향수로 느껴지는 상황인 걸 저도 알아요. 다시 현재 진행형으로 돌리는 것이 제겐 숙제겠죠?”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지난달 27일 만난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44)는 이렇게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양파는 14, 15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2년 만에 단독 콘서트 ‘어웨이크닝’을 연다. 그는 “선배 가수나 옛 가수 같은 느낌보다는 늘 곁에 있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고 했다.
1996년 정규 1집 ‘Yangpa’로 데뷔한 양파는 타이틀곡 ‘애송이의 사랑’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정규 3집 ‘개구리 연못 속의… 날다’(1999년) 이후 미국 버클리음대 진학, 소속사와의 분쟁이 이어지며 활동 공백이 잦았다. 양파는 인터뷰 내내 “공연에서 부를 노래들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새로운 곡을 빨리,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조바심을 냈다.
이번 공연은 행성 ‘어웨이크닝’으로 이주한 양파가 그곳에서 만난 음악 파트너들과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어웨이크닝’은 성경에 나오는 “늘 깨어있으라”는 문구에서 착안한 것으로, 지금의 양파에게는 신조 같은 말이라고 한다. 양파는 “록을 워낙 좋아해 이번 공연은 록으로 편곡을 많이 시도했다. 재밌게 즐기셨으면 한다”고 했다.
‘아픈 손가락 같은 곡’을 꼽아달라고 하자 정규 5집 ‘The Windows Of My Soul’(2007년) 이후 모든 앨범을 꼽았다. 양파는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랑… 그게 뭔데’ 등 히트곡이 적지 않지만, 양파만의 창법과 정체성이 희미해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올해 싱글, 내년 상반기 미니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이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발라드는 아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음악인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양파는 올 6월 ‘수퍼픽’이란 플랫폼을 만들고 인디 가수들과 팬들을 위해 작은 공연을 열어왔다. 그는 “음악을 잘하는데 제도권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거나 스스로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과거의 저도 그랬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시작해 봤다. 현 소속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면 1인 기획사를 만들고 이 플랫폼을 계속 꾸려 나가고 싶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