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초유의 지도부 공백, 宋 카드로 메워
이제훈 수술… 박은빈 첫 단독 사회
저우룬파-판빙빙 등장에 이목 집중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13일 폐막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인사 잡음 등 각종 내홍을 딛고 4일 막을 올렸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BIFF 개막식에는 배우 송강호가 호스트로 가장 먼저 등장해 수백 명의 게스트와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를 표했다. 인사 문제로 이사장,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지도부 전체가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은 BIFF는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호스트 송강호’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막식은 배우 박은빈이 사상 처음으로 단독 사회를 맡았다. 당초 배우 이제훈이 함께 사회를 볼 예정이었으나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게 돼 참석하지 못했다. 박은빈은 “열흘간 잊지 못할 추억과 즐거운 경험을 쌓길 바란다”며 축제 시작을 알렸다. 객석을 가득 채운 5000여 명도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가장 뜨거운 환호 속에 등장한 사람은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였다. 검은색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 그는 송강호를 끌어안으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소 살이 빠졌지만 앞서 중국 연예 매체에서 제기한 혼수상태설이 무색할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시상자로 나선 송강호는 “제가 호명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저우룬파는 “배우를 한 지 올해 딱 50년이 된다. 긴 세월이지만 뒤돌아보면 어제 같기도 하다.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아내에게 고맙고, 오랜 기간 사랑을 보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로피를 들고 “김치”라고 외치며 관중석이 나오게 셀카를 찍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크게 말했다.
배우 판빙빙은 윤이 나는 주황색 드레스로 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미나리’(2021년)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아홉 살 난 딸의 손을 꼭 잡고 등장해 박수를 받았다.
개막식은 올해 1월 별세한 배우 윤정희에 대한 헌정 영상으로 시작됐다. BIFF는 그에게 올해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여했다. 시상은 그의 유작 영화 ‘시’(2010년)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했고, 상은 딸 백진희 씨가 받았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가 선정됐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배우 고아성이 행복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난 주인공 계나 역을 맡았다. 폐막작은 량차오웨이(양조위) 주연의 코미디물 ‘영화의 황제’다.
이날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는 BIFF에는 69개국 209편의 작품이 공식 초청됐다. 예산이 축소돼 지난해 242편보다 초청작이 줄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