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문에 백과사전적인 관심을 가졌던 학자 500명을 백과사전식으로 다뤘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부터 현대의 수전 손태그와 올리버 색스까지, 서구 사회의 ‘폴리매스(polymath·박식한 사람)’ 500인이 주인공이다.
폴리매스를 천재, 박학다식, 팔방미인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저자는 탐구 정신을 발휘해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한 인재라고 정의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폴리매스의 대명사 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노트에 스스로를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표현했던 것처럼 대부분 혼자서 지식을 습득했단다. 글보다는 경험으로 지식을 얻었는데, 그런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직접 해부에 나서 심장 대동맥 판막의 기능을 발견했고, 예술 작업에 도움을 얻기 위해 광학과 기하학을 배웠다. 이를 통해 그림 ‘모나리자’를 비롯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폴리매스가 환영받기만 한 건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환생, 운동, 채식 등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 때문인지 ‘쓸데없는 말을 하는 협잡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일부 폴리매스들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다가 정작 훌륭한 프로젝트를 중도에 포기하거나 미완성으로 남겨두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과 같이 지식 노동이 분업화된 시대엔 제너럴리스트가 더 필요하다.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열 명 이상의 몫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현대사회에도 폴리매스가 왜 필요한지 말해 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