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간 2500여곡 부른 이미자
대중음악인 처음으로 금관훈장
“전통가요 이어가는 가수 자부심”
성우 이근욱-배우 정혜선 ‘은관훈장’
“부족한데도 너무 오랫동안 많이 많이 사랑해 주신 그 은혜로 (훈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인 가운데 처음으로 21일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 씨(82)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쁘고 과분하게 느껴진다”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씨가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씨가 받는 금관은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역대 수상자를 대중문화 분야로 넓혀도 2021년 배우 윤여정 씨(76)가 처음으로 금관훈장을 받았고, 이 씨가 두번째다.
이 씨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후 대중음악의 아이콘이자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 자리 잡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아 왔다. 그가 부른 노래만 2500여 곡에 이른다.
이 씨는 ‘동백아가씨’와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등 세 곡에 대해 특별한 애착이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 세 곡은 나오나자마 대히트를 했다가 20여 년간 금지곡으로 묶인 후에 다시 해금이 되는 과정을 거친 노래들”이라며 “그런데 지금까지도 가사 하나 잊어 버리지도 않고, 기억해 주시는 팬 여러분이 감사하기에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노래들은 1960년대 ‘왜색(倭色)이 짙다’ ‘비탄조다’ 등의 딱지가 붙으며 금지곡으로 지정됐다가 1987년 민주화 이후에야 해금됐다.
이 씨는 “저는 전통가요를 이어가는 가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6·25전쟁 때 가족을 잃고 서로 어려웠던 시기 전통가요를 부르고 들으며 위로하고 위로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도 이러한 전통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1970년 동아방송 전속으로 데뷔해 여러 장르에서 활발히 목소리 연기를 펼친 성우 이근욱 씨(77)와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배우 정혜선 씨(81)가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보관문화훈장은 작사가 양인자 씨(78)와 드라마 작가 이환경 씨(73), 가수 김수철 씨(65)가 받는다. 대통령·장관·국무총리 표창도 진행된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