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인 첫 금관문화훈장’ 이미자 “실망시키지 않겠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1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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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데뷔 65주년 맞는 ‘엘레지의 여왕’
2500여곡 발표…‘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등 히트곡

“안녕하세요, 제 이름 이미자입니다. 너무나 벅차고 가슴 뿌듯하고 설레고 떨리고 그렇습니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82)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중음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날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부터 훈장을 전달 받은 이미자는 “내년이 가요계 데뷔한 지 65년째가 되는 해”라고 말했다.

1959년 우리 나이로 열아홉 살 때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흑산도 아가씨’ ‘아씨’ 등 히트곡을 포함해 음반 500여장을 통해 2500여곡 이상을 발표했다. 1990년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음반과 노래를 발표한 가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미자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두 작곡가가 있다. 백영호(1920~2003)와 박춘석(1930~2010)이다. 두 작곡가는 이미자에게 수백곡을 줬다. 이미자의 전성기는 1964년 발표한 ‘동백 아가씨’가 열었다. 백영호가 작곡하고, 한산도가 작사한 이 곡은 35주 동안 KBS 차트 1위를 차지했다.

1973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을 위한 최초의 위문공연, 2002년 평양에서 한국 가수 최초 단독 공연 등의 기록을 썼다. 무엇보다 민족의 한과 애환이 묻어나는 목소리는 ‘한풀이’로 통했다. 데뷔 이래 흔들림 없는 창법과 가창력으로 ‘가장 한국적인 음색’을 여전히 들려주고 있다. 민족 시련, 우리 부모들의 아픔과 한을 달랬다는 평을 듣는다.

어려웠던 순간의 대표적인 일화는 이미자의 3대 히트곡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아빠’가 왜색 등을 이유로 줄줄이 금지곡이 됐을 때다. 하지만 팬들의 사랑으로 이를 이겨냈다. 현재 ‘2023 이미자 노래인생 60년 기념 음악회’ 전국 투어를 돌고 있는 등 여든살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번에 이미자가 받은 금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은 1등급 훈장이다. 대중문화 분야 전체로 수상자를 넓히면 2021년 ‘미나리’ 배우 윤여정(76)이 해당 훈장을 처음 받았고 이미자가 두 번째다.
이미자는 “그 동안에 지극히 은혜롭게 많이 사랑해준 팬 여러분들의 은혜로 오늘 큰 영광을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감사하다는 말씀보다는 사랑해주신 은혜에 대해 실망시키지 않는 이미자로 남겠다는 걸 약속 드리고 싶다”고 했다. “저 같이 이렇게 훌륭한 상을 받을 수 있는 후배들이 많이 선출됐으면 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이날 은관문화훈장은 성우 이근욱, 배우 정혜선이 수훈했다. 보관문화훈장은 가수 김수철, 작가 이환경, 작사가 양인자가 각각 받았다.

◆다음은 이번에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 전체 명단.

▲대통령표창 = 배우 황정민, 희극인 최양락, 희극인 신동엽, 감독 유인식, 작가 정서경, 연주자 최이철, 밴드 크라잉넛

▲국무총리 표창 = 배우 남궁민, 배우 박은빈, 가수 10CM, 그룹 스트레이 키즈, 희극인 김태균, 성우 장광, 음향감독 고현정, 예술감독 김보람

▲문체부 장관 표창 = 배우 임시완, 배우 주현영, 희극인 황제성, 그룹 아이브, 그룹 더보이즈, 듀오 멜로망스, 가수 이찬원, DJ 겸 프로듀서 250(이호형), 그룹 뉴진스, 안무가 모니카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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