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13일 취임한 가운데, KBS 1AM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씨가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주 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전 KBS에서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두라는 연락을 받았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잘린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토요일 방송에서 오늘 오후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마지막 방송도 못 했다”며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해고 통보한)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면서 “오늘은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떨려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곧 제 입장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주 씨는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을 통해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급작스러울 줄은 몰랐다. 굉장히 폭력적인 조치”라고 심경을 밝혔다. 박 사장을 향해서는 “오늘 취임식에서 ‘KBS 위기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했는데 맞다. 가장 큰 원인이 박 사장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는 이날부터 ‘주진우 라이브’ 대신 ‘특집 1라디오 저녁’을 편성해 김용준 KBS 기자를 진행자로 세웠다. 2TV에서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도 이날 결방하고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메꾼다고 밝혔다.
KBS는 또 ‘뉴스9’를 4년 동안 진행해 온 이소정 앵커를 하차시키고 평일 새 앵커에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를, 주말 앵커에 김현경 기자와 박소현 아나운서를 발탁했다. ‘뉴스광장’ 등 뉴스 프로그램은 물론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도 대거 교체됐다. KBS는 “주요 종합뉴스의 앵커를 교체함으로써 KBS의 위상을 되찾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이번 조치들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에 위배된다”며 “해당 행위를 한 보직자들을 방송법 위반과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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