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이 엄마의 별명은 ‘오지랖’이다. 엄마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보면 절대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 엄마는 학교 앞에서 기찬이를 기다리다가 우산 없이 뛰어가는 기찬이 친구를 불러 세운다. “이거 쓰고 가렴. 우산 주인에 당첨!”
엄마는 자주 딴 길로 샌다. 배고픈 아이가 분식집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보곤 “기분이 안 좋을 땐 속이라도 든든히 채워야 한다”며 처음 본 아이에게 떡볶이를 사주거나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를 보면 기어코 돕는다.
어느 날, 기찬이는 짐을 잔뜩 실은 트럭에 부딪힐 뻔한다. 다행히 사고는 피했지만, 주변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기찬이에게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기찬이는 그제야 엄마와 사람들의 ‘오지랖’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볼수록 정감 있다. 누군가를 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삶의 온기가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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