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문화재 모니터링 평가에서 최하 평가인 ‘E등급’을 받은 창덕궁 돈화문이 내년부터 2026년까지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은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돼 1609년 광해군 원년에 복원돼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는 국내 궁궐 중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최근 열린 ‘제8차 보수분과위원회’에서 창덕궁 돈화문의 노후에 따른 구조적 문제 발생 방지를 위한 보수 공사 안건을 심의해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수리기술위원의 의견을 바탕으로 돈화문 지붕 하단인 연목(서까래)을 해체한 후 도리(서까래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 대량(작은 들보의 하중을 받기 위해 기둥과 기둥 사이 건너지른 큰 들보), 추녀(지붕 모서리에 45도 방향으로 걸린 방형 단면 부재) 등의 교체 및 보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증사진 등 과학적 분석과 추가 자료 조사 및 지속적인 자문회의를 통해 돈화문 보수공사를 추진한다.
400년 세월을 이어온 창덕궁 돈화문의 안전 문제는 9년 전부터 검토됐다. 2014년부터 문화재 특별점검에서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와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2015년에는 문화재청이 외부 용역으로 진행한 정밀구조안전지단에서 문화재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최하 등급인 ‘E(보수정비)’가 나왔다.
당시 E등급 판정에도 문화재청이 돈화문의 보수공사 결정을 내리지 않은 이유는 내부 변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는 100년 이상 된 것이 많기 때문에 구조안전진단을 했을 때 A등급, B등급이 나오는 경우가 잘 없다”며 “변형의 진행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주도로 창덕궁 돈화문의 모니터링이 시작됐다. 그러나 2017~2018년 문화재위원회 검토 결과 주기적 모니터링을 통한 보수시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보수공사 결정이 미뤄졌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문화재연구원 중점 관리 문화재 모니터링 결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E등급 판정을 받았고 구조적 손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상층 지붕부 해체수리 등 조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면서 보수공사 진행이 이뤄지게 됐다.
내년 상반기부터 3년 간 진행하는 창덕궁 돈화문의 보수공사로 궁궐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출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 출입문이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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