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연광철 심사위원장
“각국 유명 성악가-교육가 외에도… 극장 행정가들까지 심사위원 참여
그들 눈에 띌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 유럽서 활약 입상자 볼 때마다 뿌듯”
“음악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가장 중요한 계기가 콩쿠르입니다. 세계 성악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서 두 번이나 국제콩쿠르 심사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올해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베이스 연광철(58)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0년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도 심사위원을 맡았다.
“13년 전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노래를 무리하게 들려주려는 참가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성악도들의 정보력이라고 할까,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레퍼토리를 이해한 가운데 참가곡을 선정한 점이 눈에 띕니다.”
2010년 이 대회 1위를 차지한 루마니아 테너 스테판 포프는 런던 로열 오페라, 빈 국립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연 심사위원장은 “내가 심사에 참여한 대회뿐 아니라 그동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한 음악가들을 유럽 무대에서 만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입상자의 순위를 결정하는 것 외에도 콩쿠르에는 많은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1993년 도밍고 콩쿠르에 도전할 때 지역 예선에서 떨어졌는데 결원이 생겨 참가했다가 결선까지 진출해 입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음악 매니저와 청중이 제게 관심을 가졌죠. 그 결과를 가지고 중요 극장들의 오디션을 거쳐 유럽에서 노래하게 됐습니다. 콩쿠르가 없었다면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이번 콩쿠르에는 각국 유명 성악가와 성악교육가 외에 마이클 히스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감독,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등 극장 행정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연 심사위원장은 “실력 있는 성악가들을 바로 무대에 세울 수 있는 분들인 만큼 이들의 눈에 띌 기회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결과에만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열정이 소진돼 성악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입상을 못 했지만 가능성을 확인받고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콩쿠르 과정을 거치면서 참가자들은 레퍼토리가 넓어지고 경쟁자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시야도 넓어집니다.”
최근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크게 늘어났다. 그는 “입상 직후의 관심을 넘어 앞으로의 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게 이들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곡들을 담은 음반 ‘고향의 봄’을 3일 발매해 “우리 고유의 친숙한 정서를 손에 잡힐 듯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보리밭’ ‘가고파’처럼 음반에 싣지 못한 노래가 많다. 당장은 두 번째 한국가곡 음반을 녹음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22, 23일 열린 1차 예선에 이어 24일 2차 예선, 26일 준결선, 28일 결선 경연과 시상식이 열린다.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오후 1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결선은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연이 시작된다. 2차 예선·준결선 2만 원, 결선 2만∼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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