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류재춘(52)의 개인전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가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리고 있다. 크고 환한 달이 등장하는 그의 그림 54점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작가가 대표작으로 꼽은 ‘한국의 달, 분홍’은 북한산을 오르내리며 느낀 감흥을 담은 그림이다. 작가는 2005년부터 북한산에 다니기 시작한 뒤부터 이곳의 풍경을 연작으로 그려왔다. 올해 그린 이 작품에는 처음으로 분홍색을 넣었다. 작가는 “분홍색이 색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고 생각해 시도했다”고 말했다.
‘월하’는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보라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구체적인 풍경을 직접적으로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장소에 가서 느끼는 마음의 풍경인 ‘심경(心景)’을 담은 것이다. 작가는 보라색에 대해 “힘들고 지쳐 있다가 이겨냈을 때 보이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류 작가는 “세계가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희망과 위로를 주고 싶었다”며 “달을 보며 나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달을 주제로 삼았다”고 했다. 김노암 미술평론가는 “달은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인류 공통의 경험이자 신화적 주제로, 류재춘의 달은 한국화의 과거와 미래, 동양과 서양을 연결한다”고 평가했다.
전시가 열리는 순화동천은 출판사 한길사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한길사는 이번 전시에 맞춰 류재춘의 미술 세계를 담은 동명의 책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를 출간했다. 작품 ‘월하’와 ‘묵산’ ‘자연의 초상’ 등 105점의 도판과 작가 노트, 비평, 인터뷰를 수록했다. 작가의 인생 이야기와 작품 해설도 담겼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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