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의 다비식에서 ‘사리(舍利)’가 나오며 ‘불교계의 미스터리’ 사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승스님의 재적본사인 경기도 화성 용주사는 지난 3~4일 자승스님 다비식을 거행했으며, 사리를 모으는 습골 절차를 마무리했다. 자승스님의 사리는 용주사 천불전에 안치될 예정이다.
◆범어 사리라의 음역…과거엔 신골·유골도 사리로 불러 사리는 범어 사리라(S-arira)의 음역으로, 산골(散骨), 유신(遺身), 영골(靈骨)로도 불린다. 사람이 죽은 뒤 그 주검을 화장하고 남은 뼈를 의미한다.
과거 인도에서는 학문이나 덕이 높은 사람이 죽으면 화장, 그 사람의 은혜나 덕이 높음을 기념하기 위해 유골을 나눠 가졌다. 부처가 입멸했을 때도 여덟 나라 왕들이 부처의 사리를 나눠 가지고 탑을 세워 기렸다는 기록이 있다. ‘대당서역기’에는 당나라 현장스님이 부처님의 진신사리 150과를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져왔고, 의정스님이 300과를 모셔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선덕왕대인 636년 당나라에 들어간 자장스님이 중국 오대산 태화지(太和池)에서 문수보살로부터 부처의 머리 유골인 불정골(佛頂骨)과 치아(齒牙) 사리 등을 받아 귀국, 황룡사 9층탑을 세우고 사리를 봉안했다. 오대산 중대에 적멸궁을 건립하고 그 지하에 정골을 봉안했다. 또 경남 양산 통도사(通度寺), 강원 오대산 상원사(上院寺),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태백산 정암사(淨巖寺),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에 사리탑을 세웠다.
본래 신골이나 유골 모두 사리라고 했으나 후세에 들어 화장 후 나온 작은 구슬 모양으로 된 것만을 사리로 불렀다. 크기도 여러 가지고 황금빛, 검은빛, 붉은빛 등 오색(五色)이 섞인 영롱한 빛을 띠기도 한다.
다비식을 할 때는 장작을 아래에 깔고 스님의 법구를 거화(擧火)한다. 약 10시간 이상이 지나 불이 꺼진 후 습골한다. 사리를 수습하고 나면 이를 모아서 작은 유리, 석상자 등 사리용기에 담아서 부도나 사리탑에 안치하게 된다.
◆“불가사의한 구슬”…과학적으로 명확한 분석 없어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사리를 과학적으로 정확히 분석하지 못해 불교에서는 수행이 높은 스님 몸에서만 나오는 불가사의한 구슬로 보고 있다.
사리에 관한 과학적 연구도 있다. 의학적으로 스님들은 오랜 시간 가부좌로 수행해 결석이나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다. 이 때문에 의학계 일부에서는 사리를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할 때 생기는 결석이나 담석의 일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95년 인하대 임형빈 박사는 1993년 말 입적한 한 고승의 시신에서 수습된 사리 2과를 받아 1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름 0.5cm 정도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 프로트악티늄(Pa), 리튬(Li)을 비롯해 티타늄,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칼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 12종이 검출됐다.
사리는 1만5000파운드 압력에서 부서져 1만2000파운드에서 부서지는 강철보다도 단단했다. 이는 사리 하나만 분석한 결과로, 모든 사리가 이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리의 성분은 일반 뼈 성분과 비슷했지만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들어 있었다. 임 박사는 결석의 주성분은 칼슘, 망간, 철, 인 등이고 고열에 불타 없어지며 경도도 사리처럼 높지 않다는 점을 들어 사리는 결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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